[전문] 박지원 "안철수 당선되면 어떤 공직도 안 맡아" 대선토론 앞두고 선언
박지원 국민의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23일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어떤 임명직 공직에도 단연코 진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전남 목포 평화광장에서 유세를 하면서 "이미 안 후보가 대선후보로 확정된 직후, 이러한 뜻을 안 후보에게 밝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저는 안 후보가 승리하는 길이 무엇인가를 고민했다"면서 "목포시민과 국민이 아시듯 저는 금년 75세다. 안철수 대통령 정부에서 어떠한 공직에도 진출하지 않기로 선언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안 후보의 당선을 위해서 끝없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를 여는 첫 번째 대통령, 안철수'를 위해서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 안 후보, 목포와 호남, 대한민국을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치겠다"면서 "박지원은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남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문재인, 홍준표, 유승민 후보는 대선후보도 아닌 저만 공격하고 있다"면서 "이분들은 안 후보와 싸울 길을 찾지 못하고 저 박지원하고 싸우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의 이런 발표는 최근 범보수 진영 후보들이 이른바 '박지원 상왕(上王)론'으로 안 후보를 집요하게 공격하자 이를 돌파하기 위한 발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대선주자들의 두번째 TV토론회는 잠시후인 저녁 8시부터 MBC, KBS 등을 통해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 박지원 당 대표 발표문 전문 ]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어떤 임명직 공직에도 진출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오늘 지난 9년간 목포시민 여러분과 우리 호남인들께서 저 박지원에게 베풀어주신 사랑에 대해 담담하게 소감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우리나라가 개혁되고 미래로 간다는 소신을 분명히 밝히면서 목포 시민, 우리 호남인들께서 DJ와 저를 사랑해주시듯이 안철수 후보를 꼭 대통령으로 지지해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저는 짧지 않은 정치 일생에서 세 번의 충성을 바치면서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고 자부합니다.

첫째, 저는 DJ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키고, 당선 후에는 성공한 대통령 만들기 위해서 저의 모든 충성심을 바치는 것이 애국심이라고 믿었습니다. DJ는 때로는 저를 음해하고 쫓아내라는 일부 사람의 말씀에도 저를 끝까지 지켜주셨습니다.

두 번째 충성은, 목포시민과 호남인들에게 바치고 있습니다. 제가 대북송금특검으로 다시는 정계에 나오지 않으려고 했지만, DJ께서 “박실장의 명예와 나의 명예회복을 위해 목포에서 출마하라”고 권하셨고 저는 그 명령을 따랐습니다. 당선 후 DJ께서는 저에게 “의정활동을 잘 해라, 금귀월래해라, 목포시민이나 호남인이 나로 인하여 많은 박해를 받았고 불이익을 받은 것에 대해서 큰 빚을 지고 있다. 특히 내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는 IMF외환위기 때문에 빚을 갚는 대통령이었지, 어디에 투자를 하는 대통령이 못 되었다, 그래서 박 실장이 나를 대신해서 목포는 물론, 무안, 신안 그리고 호남을 위해서 혼신의 노력을 다해주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지난 9년간 외국 한 번 갔다 온 것 이외에는 금귀월래를 지켰고, 목포발전예산과 호남발전을 위해서 미력이나마 최선에 최선을 다 했습니다. 이번 대선운동기간 중에도 목포해양대학교에 중소형 선박수리 지원시스템 구축을 위해 예산 및 민간 투자를 합쳐 235억원의 사업을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DJ의 유훈대로 저 박지원은 앞으로도 목포시민, 호남인들께 충성을 다 바치겠습니다.

세 번째, 저는 안철수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서 애국심을 가지고 충성을 다 바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는 야권통합에 대한 저의 소신을 접고 안철수후보가 요구하는 3당 체제, 국민의당의 승리를 위해 목포에서는 유세 한 번 하지 않고 호남을 누벼 우리 국민의당이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도록, 또 전국 정당투표에서도 제1야당이 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 바쳤습니다. 원내대표, 비상대책위원장, 당대표로서 안철수후보와 조석으로 의견조율을 해서 그 어떤 메시지 하나 상충되지 않고 지금까지 해왔습니다. 안철수후보도 저를 믿고 저에게 “선배님 진짜 감사합니다”라고 했습니다. 연정론, 연합·통합의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었지만 안철수후보와 저 박지원은 지금까지 일관되게 자강론을 부르짖어 왔습니다.

저는 안철수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것이 애국의 길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DJ의 이념과 정책을 계승한 이 박지원이 안철수 후보의 사드 찬성과 햇볕정책 공과론에도 찬성을 하는 것입니다. 강경한 대북정책을 구사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리고 핵실험과 ‘미국 본토 공격, 대한민국 공격’ 과 같은 도발적 발언을 하고 6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시도 때도 없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북한 김정은 때문에 한반도 위기는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DJ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DJ는 한일 국교정상화에 반대하는 데모가 극심할 때도 한일 국교정상화를 찬성했습니다. 25년 전 국익을 위해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공산당 빨갱이’라는 모든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국익이 외교의 최우선”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선비의 문제의식’으로 원칙을 지키면서도 ‘상인의 현실감각’으로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런 차원에서 안철수 후보의 승리가 제2의 DJ의 길이라고 생각하며 제 평생 이어갈 햇볕정책에 대한 시대적 변화와 사드 반대 당론 수정을 수용했습니다.

지금 문재인, 홍준표, 유승민 후보는 대통령후보도 아닌 저만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 분들은 안철수 대통령 후보와 싸울 길을 찾지 못하고 저 박지원하고 싸우려고 합니다. 저는 안철수후보의 승리의 길이 무엇인가를 고민했습니다. 목포시민과 국민이 아시듯 저는 금년 75세입니다. 저는 안철수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어떤 임명직 공직에도 단연코 진출하지 않겠다는 것을 선언합니다. 저는 이미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직후, 이러한 뜻을 안철수후보에게 밝혔습니다. 저는 안철수 대통령 정부에서 어떠한 공직에도 진출하지 않기로 선언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안철수 후보의 당선을 위해서 끝없이 노력을 하겠습니다. ‘미래를 여는 첫번째 대통령, 안철수’를 위해서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안철수 후보, 목포와 호남, 대한민국을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저 박지원은 DJ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남겠습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