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수출 내년까진 호조 예상…새정부 정책이 하반기 변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다음달 출범할 새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이것이 하반기 경제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 총재는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향후 경기흐름을 내다볼 때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영향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지금 우리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것은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에 있기 때문”이라며 “(회의에 참석한 다른 중앙은행 총재들도) 중기적으로 올해와 내년은 괜찮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내수나 고용으로 경제 회복의 온기가 전달되지 않는 것에 대해 “최근 수출 호조가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몇 개 업종에 집중돼 있는데 이들 업종의 고용유발 효과는 다른 제조업에 비해 낮다”며 “낙수효과가 과거와 같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구조개혁, 그중에서도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주요 대선후보들이 내놓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는 “도시물가와 국민 생활 수준을 생각하면 최저임금이 낮다고 볼 수 있지만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만큼 기업이 감내할 수 있는 능력도 고려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영향과 관련해선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과 보유자산 축소 등 통화정책 정상화 추진이 국내 기준금리 운용의 주요 고려사항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면서도 “한은의 통화정책은 거시경제 상황,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본유출 압력이 크지 않다면 국내 상황에 보다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