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빨라진 SKT, 초고화질 영화 23초 만에 다운
SK텔레콤이 초당 700메가비트(M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내려받을 수 있는 이른바 ‘4.5세대(G) 이동통신’ 기술을 다음달 전국 23개 도시에서 상용화한다. 2기가바이트(GB) 용량의 고화질(HD) 영화를 23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다.

SK텔레콤은 LTE 주파수 대역 5개를 묶어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는 ‘5밴드CA(주파수 묶음)’라는 기술을 적용해 이 같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구현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8 시리즈로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적용 가능한 스마트폰을 지속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7차선 고속도로 달리는 셈”

SK텔레콤은 20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파수 묶음 기술을 활용한 4.5G 이동통신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최승원 SK텔레콤 인프라전략본부장은 “LTE 서비스의 최종 단계로 불리는 5밴드CA 기술을 갤럭시S8부터 적용해 새로운 네트워크 시대를 열겠다”며 “국내에서 LTE 주파수 대역 5개를 묶어 서비스할 수 있는 곳은 SK텔레콤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5밴드CA 기술을 적용하면 최대 700Mbps 속도로 데이터를 내려받을 수 있다. 초기 LTE(최대 75Mbps) 대비 약 9배, 현재 LTE 최고 속도인 500Mbps와 비교하면 40% 빠르다.

최 본부장은 “10메가헤르츠(㎒) 주파수 대역 폭으로 시작했던 초기의 LTE를 1차선 도로라고 본다면 총 70㎒ 폭을 활용하는 5밴드CA 기술은 7차선 고속도로에 비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다음달 말 서울 부산 등 전국 23개 도시에서 이 기술을 적용한 4.5G 네트워크 서비스에 나선다. 이후 6월 말까지 전국 85개 도시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초당 1기가비트(Gbps)급 이동통신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주파수 묶음 기술과 함께 다중 안테나 기술을 활용하면 속도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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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활용해 네트워크 최적화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네트워크 품질도 높일 계획이다. 전국 기지국에서 수집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네트워크 트래픽(교통량)에 따라 안테나 방향, 설정 등을 최적화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박진효 네트워크기술원장은 “트래픽 급증 등 통신 품질의 변화 요인을 예측해 네트워크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올해 안에 스팸·악성 메시지 등을 차단하기 위한 지능형 스팸 필터링 기술도 AI 네트워크에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스마트폰에서 데이터를 주고받지 않을 때 통신을 ‘슬립모드’로 바꿔 배터리 소모를 줄여주는 네트워크 기술(C-DRX)도 이날부터 전국에 적용했다. 스마트폰 배터리 사용 시간을 최대 45%까지 늘릴 수 있는 이 기술은 대부분의 LTE 스마트폰에서 별도의 설정 없이 곧바로 이용할 수 있다.

박 원장은 “2014년부터 C-DRX 기술을 준비해 왔다”며 “이제 SK텔레콤 가입자는 스마트폰 배터리 소모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