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가파르게 올랐던 미국 증시가 주춤한 모습이다. 18,000선을 맴돌던 주가가 4개월 만에 21,000선(3월1일)을 돌파했지만 상승세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주가를 밀어올린 금융과 에너지, 소재업종 추진력이 떨어진 영향이다. ‘트럼프케어(트럼프 대통령의 의료보험정책)’ 등이 좌초하면서 새로운 정부의 ‘청사진’에 의구심이 커졌다.

트럼프 경제정책 수혜주를 보다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옥석 가리기의 핵심은 결국 정책 실현 가능성이다. 미국 행정부와 입법부는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지만 트럼프케어에서 보듯이 민주당 등 반대 진영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공화당 내부에서 특정 사안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기도 한다.

민주당의 반발을 넘어설 정도로 공화당이 집중하고 있는 분야가 진정한 트럼프 수혜주가 된다. 항공과 국방 분야가 대표적이다.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국방력 강화를 강조해 왔다.

김도현 삼성증권 해외주식팀 연구원은 “지난달 트럼프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서 대외 지원과 환경 보호, 복지 예산을 깎고 심지어 인프라 관련 예산까지 손을 댔지만 국방과 국토안보 관련 예산은 10% 이상 늘렸다”며 “미국이 앞으로 어느 곳에 많은 재원을 투입할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세계 최대의 군사강국이라는 사실은 명확하다. 전 세계 국방비 지출 규모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5~40%에 달한다. 록히드마틴, 보잉 등 미국의 5대 방위산업체가 세계 방위산업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0%를 넘는다. 이곳에 돈이 더 투입되면 기업 가치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증권업계 시각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 방위산업 기업 주가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양호하고 성장동력도 강한 편으로 정책 수혜까지 더해지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블랙록이 내놓은 아이셰어스 US 우주·방위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