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동학 창시자 최제우
순조와 철종이 조선을 다스릴 때였다. 외척의 세도 정치로 정치 기강은 문란해졌고 지방 관리들의 횡포와 착취는 더욱 심해졌다. 수운(水雲) 최제우는 그런 혼란이 한창이던 1824년(순조 24년) 경주에서 몰락한 양반 후손으로 태어났다. 10세에 어머니, 17세에 아버지를 잃고 일찍 고아가 됐다. 이후 10년간 각지를 유랑하면서 조선 사회가 안고 있던 문제에 눈을 떴다.

어릴 적 성리학을 공부한 그는 조선 왕조에 대한 비판 의식과 유교, 불교, 선교의 장점을 융합해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하느님을 모신 존귀한 인격’이라는 시천주(侍天主) 사상을 완성하고 1860년 동학(東學)을 창시했다.

그의 포교 활동은 1860년대 초 몇 년간으로 국한되지만 영남과 호남은 물론 충청과 경기까지 교세가 급속도로 확대됐다. 정부의 탄압을 받다가 1864년 1월 경주에서 ‘사악한 가르침으로 세상을 어지럽힌다(사도난정·邪道亂正)’는 죄목으로 체포돼 4월15일 대구에서 41세의 나이로 처형됐다. 동학은 1894년 동학농민운동으로 이어졌다. 1905년 3대 교주인 손병희 때 천도교로 이름을 바꿔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