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리포트] "KAIST 석·박사가 강의…코딩 어렵지 않아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의 중요성이 대두하면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프로그래밍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으로선 관심이 있어도 배울 방법이 마땅치 않다. 온라인 강의를 듣는다고 해도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온라인 코딩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엘리스는 이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출발했다. 이 회사 김재원 대표(사진)는 “프로그래밍을 배우려면 직접 코딩을 해보는 것이 중요한데 독학을 하다 보면 중간에 막혀도 물어볼 곳이 없다”며 “초심자도 프로그래밍을 교육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KAIST 전산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 회사의 15명 중 14명이 KAIST 석·박사과정 학생이다. 이들이 온라인 코딩 교육 서비스를 만든 계기는 한 교양 수업이었다. KAIST에 입학한 모든 학생은 코딩 수업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한다. 교수 5명, 조교 50여명이 투입되는 500명 정원 대형 강의다. 코딩 수업 특성상 실습을 많이 해봐야 하는데 학생들이 만든 결과물을 조교들이 일일이 확인하고 피드백을 주기가 쉽지 않았다. 김 대표는 학생으로서 수업을 듣기도 하고, 조교로 참여하기도 하면서 교육을 개선할 방법을 찾았다. 이 같은 고민 끝에 만든 플랫폼이 바로 엘리스다.

엘리스의 가장 큰 특징은 온라인 강의임에도 오프라인처럼 강사와 조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웹사이트(elice.io)에서 진행 중인 개발 언어 ‘파이선’ 초급 강좌는 1주일에 두 차례 90분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다. 강사가 교육 내용을 띄워놓고 수업을 하고 수강생은 실시간 채팅으로 질문할 수 있다. 각 수업에는 조교가 2명씩 배정돼 실시간으로 궁금한 점을 해결해준다. 별도 코딩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웹브라우저상에서 배운 내용을 실습할 수 있다. 코딩이 제대로 됐는지 바로 확인하는 것은 물론 잘 풀리지 않는 부분은 조교가 추가로 설명해준다.

AI를 활용해 실력이 낮은 학생도 끝까지 수업 과정을 완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 번 수업에서 떨어져 나간 사람은 다시 돌아오기 힘들다”며 “AI로 학습 성취도가 낮은 사람을 판단해 조교에게 알려주면 집중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엘리스는 실습 문제를 풀 때 걸리는 시간과 정답률 등을 수집해 1점부터 5점까지 점수를 내고 있다.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은 조교와 강사가 먼저 피드백을 해준다. 김 대표는 “수강생은 어떻게 질문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다”며 “조교는 어느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수업 성취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엘리스는 2015년부터 KAIST 교양 수업에서 사용됐고 지난 2월부터 일반인 대상 수업을 하고 있다. 초심자를 대상으로 150명 정원의 파이선과 자바 강의를 열었는데 둘 다 하루 만에 마감됐다. 김 대표는 “누구나 개발적 사고를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 목표”라며 “코딩 교육을 통해 논리적으로 문제 해결 방법을 찾는 ‘컴퓨테이셔널 싱킹’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