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1만원 '벚꽃 데이트 알바' 주의보
“여의도 벚꽃축제 같이 갈 아르바이트생 구합니다. 시급 1만원.”

4월 벚꽃축제 시즌을 맞아 ‘벚꽃 알바’가 성행하고 있다. 여의도 봄꽃축제, 진해군항제 등이 지난 1일 시작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벚꽃 알바 모집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과거 익명 커뮤니티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던 ‘애인 대행 알바’와 달리 벚꽃 알바는 공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페이스북에는 벚꽃 알바 구인·구직 전용 페이지까지 등장했다.

벚꽃 알바는 벚꽃 구경이라는 ‘건전한 데이트’로 포장하고 있다. 하지만 성범죄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 많다. 고교 2학년 김모양(17)은 며칠 전 건전한 데이트라는 모집글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벚꽃 알바에 지원했다가 남성이 갑자기 스킨십을 시도해 도망쳤다고 했다. 그는 “벚꽃도 보고 용돈도 벌 수 있다고 생각해 연락했다가 큰일 날 뻔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단속에 애를 먹고 있다. 일반 아르바이트는 미성년자를 고용하려면 보호자의 근로동의서가 필요하지만 SNS에서 개인 간 계약이 이뤄지는 벚꽃 알바는 제재할 방법이 없다.

경찰 관계자는 “벚꽃 알바를 악용한 범죄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계획”이라면서도 “현행법상 애인 대행 알바를 막을 근거가 없어 단속에 한계가 있다”고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