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스카이트리 전망대는 항상 사람들로 북적인다. 각각 450m와 350m 높이에 있는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려면 평일엔 평균 10분가량, 휴일엔 30분 넘게 기다려야 한다. 단체 관광객 등이 몰릴 땐 한 시간 이상 기다리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오래 기다리기 어려운 관광객을 위해 마련된 방법이 있다. 줄을 안 서고 바로 입장시켜 주는 이른바 ‘급행 코스’다. 외국인만 이용할 수 있다. 입구에서 여권을 제시하면 긴 줄에서 해방된다.

공짜는 없다. 급행료를 내야 한다. 만 12세 이상 기준으로 3000엔(약 3만원)을 내면 줄 서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타서 350m 전망대까지 직행할 수 있다. 줄 서는 일반 입장료(1030엔)의 세 배 정도다. 350m를 거쳐 450m 높이의 초고층 전망대까지 가는 데 필요한 급행료는 4000엔(약 4만원)이다. 같은 코스의 일반 입장료는 2060엔이다. 만 4~11세 외국 어린이들의 급행코스 이용료는 각각 1500엔(350m 전망대)과 2000엔(450m 전망대)이다. 시간이 아쉬운 외국인 관광객들의 지갑을 겨냥한 스카이트리 운영사의 묘안이다.

외국인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장치는 또 있다. 대형 스카이트리 갤러리다. 스카이트리 곳곳엔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그림들이 전시돼 있다. 캐릭터 복장을 한 안내원도 돌아다닌다. 전망 좋은 곳에서 유명 캐릭터들과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유료다. 건물을 나오는 길에 각종 캐릭터 상품도 구입할 수 있다.

스카이트리는 관람객들의 소비를 늘리기 위해 주변 상권과도 힘을 합쳤다. 스카이트리 입장권이 있으면 인근 식당과 상점에서 할인 혜택을 준다. 반대로 지역 식당에서 스탬프를 받아오면 스카이트리 캐릭터 상품을 무료로 준다.

도쿄=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