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희 홍콩한인상공회 신임 회장 "손해 안보려는 중국, 사드 보복 오래 안할 듯"
“중국과 홍콩은 1국 양체제지만 중국의 입김이 상당히 많이 작용하는 게 현실입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한국과 중국 간 갈등도 홍콩에서 활동하는 기업인들에게도 심정적인 압박이 되고 있어요.”

윤봉희 신임 홍콩한인상공회 회장(54·사진)은 지난 25일 “중국은 절대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대립 국면을 지나치게 오래 끌지 않을 가능성도 높지만 일단은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월 2년 임기의 홍콩한인상공회장에 취임한 그는 “2014년 홍콩에서 반중(反中) 시위가 일어났을 때 중국 측에서 가장 먼저 취한 경제보복이 홍콩 방문 중국인 쿼터의 대폭 축소였다”며 “현재 한국을 향한 중국의 경제보복 조치도 그 당시와 판박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관광부터 시작했다가 나중에 비자발급, 금융 등으로 번지겠죠. 홍콩에서 일하는 기업인들에겐 충분히 예상 가능한 조치들이었습니다. 사드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이 중국 시장을 좀 더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중국 시장을 무조건 우호적으로만 바라보는 시각도 좀 바뀌었으면 좋겠고요.”

윤 회장은 1996년 코오롱 주재원으로 홍콩에 갔다가 2000년 패션 원단 수출입 중소기업 JNB인터내셔널을 창업했다. 몽클레르, 아르마니 등 유명 브랜드에 원단을 공급하고 중간무역을 하는 회사다. 그는 “홍콩한인상공회가 설립된 지 올해로 41년이 됐다”며 “한 달에 한 번 홍콩 행정장관이 각국 상공회와 오찬을 하는데, 한인상공회는 이 자리에서 고정멤버로 대접받는다”고 소개했다. “홍콩 교민 수는 약 1만5000명이고, 홍콩한인상공회 회원사는 200여개입니다. 교민 대부분이 대기업 주재원 출신입니다. 여기선 7년 이상 거주하면 영주권 신청 자격을 주는데, 원래 업무가 창업으로 이어져 이곳에 정착한 경우가 많아요.”

그는 “한국에선 중국과 홍콩을 여전히 한 덩어리로 보는 것 같다”며 “홍콩에 대해 의외로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놀란다”고 전했다. 또 “홍콩은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기 때문에, 홍콩에서 살아남으면 곧 세계에서 살아남는 것”이라며 “국내 청년들이 홍콩 시장에 관심을 많이 가져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홍콩한인상공회는 4년 전부터 국내 15개 대학과 협약을 맺어 홍콩 내 한인기업과 6개월 단위 인턴십 및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한인기업뿐만 아니라 홍콩 현지기업으로도 연계 대상을 확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