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의 리튬이온배터리가 한국이 최초로 독자 개발한 3000t급 잠수함 ‘장보고Ⅲ’에 적용된다. 국산 리튬이온배터리를 잠수함에 사용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방위사업청은 23일 장보고Ⅲ 잠수함에 대한 상세설계검토 회의를 열고 리튬이온배터리를 이용한 시제품 제작을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5년부터 3년간 리튬이온배터리 잠수함 3척이 건조될 계획이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잠수함에서 지금까지 사용돼온 납축전지를 대신해 에너지 저장장치(ESS) 역할을 하게 된다. 엔진을 통해 생산된 전기를 저장했다가 잠수함이 움직일 때 전력을 공급한다. 강한 출력이 필요할 때는 엔진을 사용하지만 일상적인 활동은 리튬이온배터리 에너지만으로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비슷하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전기차와 함께 골프 카트, 전기 자전거, 전동 휠체어를 중심으로 쓰여왔다. 하지만 이번에 무게 수천t에 이르는 잠수함을 가동하는 데 사용됨으로써 활용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리튬이온배터리는 납축전지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수명이 길다는 게 장점이다. 부피는 납축전지와 비교해 4분의 1, 무게는 5분의 1밖에 되지 않아 잠수함의 공간 효율도 끌어올릴 수 있다. 일회용인 납축전지와 달리 충전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정일식 차세대잠수함사업단장(해군 준장)은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잠수함 선진국도 리튬이온배터리 적용 잠수함을 개발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노경목/정태웅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