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동 기자의 맥주에 대한 오해와 진실 (3)] 빨대로 마시면 빨리 취할까?
오늘은 맥주에 대한 두 가지 궁금증을 한꺼번에 풀어본다. ‘빨대로 마시면 빨리 취할까’ ‘기포가 많이 올라오는 맥주는 신선할까?’

주당들은 말한다. “빨대로 마시든, 입에 컵을 직접 대고 마시든 취하는 정도가 무슨 상관이 있겠냐.” 이 말은 틀렸다. 전문가들은 “일반인들은 빨대로 마시면 입대고 마시는 것보다 빨리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빨대가 1회에 마시는 양과 속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맥주를 마시면 알코올이 체내에 들어가 흡수되고 분해되는 과정을 거친다. 한 컵을 ‘원샷’ 하면 일부가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땀이나 소변으로 배출된다. 그만큼 덜 취하게 된다. 반면 빨대로 마시면 천천히 들어간다. 알코올이 소량씩 여러 번에 걸쳐 몸 안으로 들어가며 흡수, 분해된다. 단숨에 마시는 것보다 땀이나 소변으로 배출되는 양이 줄어든다. 인체가 알코올을 흡수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기 때문이다. 단 이는 보통이 그렇다는 얘기다. 사람마다 알코올을 흡수하고 분해하는 능력이 제각각이므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기포가 아예 없는 것, 적당한 기포가 일어나는 것, 큰 기포가 다수 올라오는 것.’ 사진에 보이는 3개 맥주 중 어느 것이 가장 깨끗한 컵에 담겨 있는 것일까. 정답은 기포가 아예 없는 것이다. 기포는 맥주가 컵에 담겨지는 과정에서 이물질과 마찰을 일으켜 발생한다. 중간에 놓여 있는 컵에 담긴 맥주처럼 기포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고 양이 많지 않은 경우 먼지 같은 이물질이 컵 안에 묻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가장 오른쪽에 있는 컵처럼 기포 크기가 크고 양이 많으면 먼지보다 마찰 면적이 더 큰 이물질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고기 불판 옆에 놓여 있는 컵에 맥주를 따랐을 때 이런 형태의 기포를 볼 수 있다. 맥주가 컵 안으로 튄 기름과 마찰을 일으킨 경우다. 프리미엄 맥주집에 가면 컵을 절반 정도 기울인 뒤 거품이 약간 넘치게 따라주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는 맥주컵 안에 소량 남아 있는 먼지를 거품으로 제거하는 과정이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