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은 21일 오전 9시께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직선거리로 약 4㎞ 떨어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까지 차를 타고 이동한다. 10시간 이상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뒤 다음날 새벽께 자택으로 복귀하는 숨가쁜 하루를 보내게 된다. 청와대가 자택과 검찰청사를 오가는 경호 차량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에게는 일생에서 가장 긴 하루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박 전대통령이 탄 차량은 삼성동 자택을 출발해 경찰 사이드카의 호위를 받으며 이동한다. 보안상의 이유로 이동 경로는 공개되지 않았다. 테헤란로를 통과하는 경로와 지하철 9호선을 따라 고속터미널역을 거치는 경로, 올림픽대로로 빠져 반포대로를 통해 이동하는 안 등이 거론된다. 이동 거리는 테헤란로를 이용하는 게 가장 짧지만 아침 출근 시간대 교통 혼잡 등을 고려해 올림픽대로를 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도착하면 박 전 대통령은 100명이 넘는 내외신 취재진 앞에 선다. 박 전 대통령은 포토라인에 서서 잠시 카메라 촬영에 응한 뒤 조사실로 향한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박 전 대통령이 답변할지는 불투명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30일 검찰 조사 직전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에게 면목 없는 일”이라고 했다. 1995년 12월 검찰에 출석한 노태우 전 대통령도 “국민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 전 대통령 소환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자 서울중앙지검 청사 안팎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검찰 관계자들은 20일 청사 출입구 보안을 비롯해 박 전 대통령이 이동할 동선에 있는 시설물 안전 점검 등으로 분주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