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는 하천수를 활용해 농업 농수로 사용하고 있다. 사진은 나주호의 모습.
한국농어촌공사는 하천수를 활용해 농업 농수로 사용하고 있다. 사진은 나주호의 모습.
지난해 말 경북 상주시의 상주보와 덕가저수지, 동천을 연결하는 11㎞ 수로가 준공됐다. 상주보에서 확보한 하루 17만t의 낙동강 물을 덕가저수지와 동천에 공급할 수 있다. 총 798㏊ 농경지가 물 걱정을 덜게 됐다. 하천수를 활용한 첫 번째 농업용수 공급 사업이다. 저수지, 방조제와 같은 기반시설로 쌀 등 주곡의 생산을 돕고 농어촌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농어촌공사(사장 정승)는 상주 지역의 항구적인 가뭄 해소를 위해 311억원을 투입했다.

공사는 지역 간 물 수급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농촌용수이용체계사업을 강화한다. 올해 6개 지구에 746억원을 투자한다. 금강 공주보의 여유 수량을 예당저수지로 이어주는 약 28㎞ 수로를 놓는 공주보-예당지 사업은 올해 말 목표로 추진 중이다. 수로가 완공되면 매년 가뭄 피해를 당하는 충남 공주시와 예산군 농경지 970㏊에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공사는 저수율과 강수량을 토대로 모내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물이 부족한 저수지 76곳에 2470만㎥ 물을 미리 확보할 계획이다. 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는 3394개에 달한다. 이를 위해 인근 하천이나 저류지에서 물을 끌어다가 저수지에 채우고 지하수 관정 개발에도 나설 방침이다.

공사는 수질 관리 목표를 농업용수 기준인 4등급에 안주하지 않고 지역에 따라 3등급으로 높일 계획이다. 수질이 1~3등급이 되면 생활용수로 쓸 수 있다. 청정용수를 확보, 친환경식품 생산을 지원하고 쾌적한 친수공간을 국민에게 제공해 농업용수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시도다. 이를 위해 사후 수질개선이 아니라 사전 오염예방으로 관리방식을 개편한다. 주요 저수지와 담수호 975개소에서 축사와 공장 등의 오염원을 파악하고 목록을 만든 뒤 현장을 집중 감시할 계획이다. 수질관리 담당자 이름을 공개하는 수질관리실명제를 도입해 실효성도 높일 방침이다. 작년 11월 태풍 차바가 상륙했을 당시 공사는 재난안전종합실을 중심으로 전국의 양·배수장, 저수지 등 주요 시설에 비상인력을 배치하고 신속한 배수작업으로 농경지 침수를 예방하는 데 기여한 바 있다.

공사는 효율적인 물 관리와 신속한 재해대응을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사물인터넷(IoT), 드론 등 4차산업혁명 기술 활용에 주력하고 있다. 주요 저수지, 양·배수장, 수로 등에 설치된 3328개의 자동수위계측기와 폐쇄회로(CC)TV 등을 활용해 수자원 정보를 모니터링 중이다. 보다 효과적인 정보 수집을 위해 자동수위계측기에 IoT망을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공사는 올해부터 본사와 전국 8개 도 단위 지역본부에 드론을 1대씩 도입해 안전점검과 수질 관리에서 활용하고 있다. 저수지의 물넘이 등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을 점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드론 활용의 경제성과 효과성이 검증되면 내년부터는 시·군 지사까지 확대 도입할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농촌 용수를 논 이외에 밭농사와 생활, 환경용수 등으로 쓸 수 있게 하는 다목적 용수개발과 농촌용수이용체계 재편 사업에 올해 3500억원을 투입한다”며 “기후변화에 대응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물 관리로 영농 지원에 나서면서 농어촌용수가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승욱 미디어전략부장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