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않은 '치매정복의 길'…치료제 개발 잇단 실패
MSD·릴리 등 개발 중단
제약사들 치매치료제 도전
20년여간 100여차례 '쓴 맛'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치매치료제 ‘솔라네주맙’ 임상을 중단했습니다. 솔라네주맙은 증상이 약한 환자의 인지 능력도 개선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회사가 진행했던 치매치료제 임상시험이 주목을 받았던 것은 ‘베타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베타아밀로이드는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 단백질로 꼽힙니다. 뇌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에 쌓이면서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킨다는 가설이 20여년 동안 학계와 산업계에서 유력했습니다. 많은 제약사가 베타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치료제 개발에 나섰습니다.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 일본 에자이 등도 베타아밀로이드 뭉침을 억제하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들 회사는 임상시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MSD와 일라이릴리가 베타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한 치료제 개발에 실패하자 베타아밀로이드 가설마저 흔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지난 20여년 동안 100개가 넘는 치매치료제가 개발에 실패했다고 합니다. 치매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치매치료제는 증상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완화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만큼 치매치료제 개발이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국내에서는 동아에스티 일동제약 메디포스트 메디프론 등이 치매치료제 연구개발(R&D)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하루빨리 치매가 정복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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