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시봉의 내 인생을 바꾼 한마디] 그대는 지금 다행히 아직 늙은이가 아니다. - 전당시
▶ 두보(杜甫)는 실의에 빠져있는 친구 아들 소혜에게 ‘군불견간소혜(君不見簡蘇)’라는 시를 써준다.

너는 보지 못했느냐? 길에 버려진 연못을
너는 보지 못했느냐? 부러져 꺾인 오동나무를
백 년 지난 죽은 나무 거문고 만들기 알맞고
열 말의 오래된 물에 교룡이 숨기도 한다네.
장부는 관 뚜껑이 덮여야 일이 비로소 정해지거늘
그대는 기금 다행히 아직 늙은이가 아니니
초췌한 몰골로 산중에 있음을 한할 일이 뭐 있겠나.
깊은 산속 험한 골짜기 사람 살 곳이 못 되고
벼락 치고 귀신 나오고 광풍까지 분다네.


깊은 산속 골짜기에 처박혀 자신을 삶을 한탄하고 세상을 원망하는 소혜에게 두보가 말한다. 무서운 도깨비가 나올 것 같은 이 두메산골에서 청승 떨지 말고, 어서 빨리 세상으로 나가라. 너는 아직 늙지도 않았을뿐더러 살아 있지 않으냐. 훗날 힘이 다하여 죽는 날, 자연스레 멈추는 법이거늘 너는 왜 미리 멈추고 다 죽어가는 늙은이 시늉을 하느냐.

▶ 한마디 속 한자 - 幸(행) 다행, 행복, 바라다

▷ 요행(僥倖/幸): 1. 행복을 바람. 2. 뜻밖에 얻는 행운.

▷ 천만다행(千萬多幸): 아주 다행함.

송내고 교사 hmhyu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