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의 월평균 흑자(소득-지출)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소득이 많이 늘어서가 아니라 경기불황으로 가계가 허리띠를 졸라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26일 통계청의 ‘2016년 가계동향’을 보면 작년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39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가계 월평균 지출은 336만1000원으로 가구당 월평균 흑자는 103만8000원이었다. 월평균 흑자액이 100만원을 초과한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사상 최대 가계수지 흑자의 원인으로 ‘지출감소’가 꼽힌다. 가계지출은 전년보다 0.4% 줄었다. 가계지출이 감소한 것도 처음이다. 작년 월평균 소득 증가율은 2015년 대비 0.6%에 그치며 처음으로 0%대를 나타냈다.

지출 감소세는 식료품 의류 신발 등과 관련한 소비지출 항목에서 두드러졌다. 경기 불황에 먹고 입는 것을 줄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작년 가구당 식료품·비주류음료 소비지출은 월평균 34만9000원으로 1년 전보다 1.3% 줄었다. 의류·신발 평균 소비지출도 월 15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2.4% 감소했다. 통신장비 지출은 15.2%, 자동차 구입은 4.5% 줄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