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보유 중인 이마트 지분 3.4% 전량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한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이날 장 마감 후 갖고 있는 이마트 지분 93만9480주를 팔기 위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에 나섰다.

희망가격은 주당 20만~20만8500원으로 제시했다. 이날 종가인 21만5000원에 비해 3~7% 할인된 가격이다. 매각 주관은 삼성증권과 HSBC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기업은행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1900억원 안팎의 현금을 손에 쥘 전망이다. 장부상 취득금액인 2322억원에 비교하면 손실이지만 재무건전성 지표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매각대상 주식은 2008년 12월 정부로부터 현물출자 방식으로 받은 물량이다. 당시 정부는 중소기업 대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신세계 지분 3.4%를 기업은행에 넘겼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이 2007년 부친인 정재은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증여세 대신 납부한 물량이다. 신세계가 2011년 백화점(신세계)과 대형마트(이마트) 부문으로 회사를 분할하면서 기업은행은 두 회사 지분을 모두 보유하게 됐다. 이 중 신세계 보유 지분은 2013년 10월 866억원에 팔았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