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나선 롯데그룹…현장형 50대 CEO로 물갈이
올해 롯데그룹 사장단 인사의 키워드는 현장형, 성과중시, 세대교체로 요약할 수 있다.

새롭게 대표로 선임된 6명 중 5명이 50대다. 삼성에서 인수해 대표를 신규 선임한 롯데정밀화학을 제외하면 교체된 5개사 대표의 평균 연령은 62.4세에서 56.6세로 낮아졌다.

현장에서 경영능력을 실적으로 증명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롯데케미칼 사장으로 승진한 김교현 말레이시아 롯데케미칼 타이탄 대표는 롯데케미칼에서 신규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2014년 타이탄 대표로 부임한 뒤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을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롯데정밀화학 대표로 내정된 이홍열 대표도 지난해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가스화학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주역이다. 중앙아시아 최초의 대규모 화학공장을 짓는 이 프로젝트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0여년간 공들인 사업이다.

기존 1인 대표체제로 운영되던 롯데칠성음료는 음료와 주류 부문에 대표를 각각 선임했다. 음료BG(Business Group) 대표는 음료 마케팅과 영업을 총괄해온 이영구 음료영업본부장(전무)이, 주류BG 대표는 두산주류부터 영업에서 잔뼈가 굵은 이종훈 주류영업본부장이 전무로 승진하며 맡았다.

롯데홈쇼핑은 이완신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이 신임 대표(전무)로 내정됐다. 이 대표는 마케팅 전문가다. 지난해 코리아세일페스타를 맞아 사상 최대 금액인 11억원 상당의 아파트와 연금을 경품으로 걸었던 것도 이 대표의 아이디어였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홈쇼핑은 내년 재승인을 앞두고 그간 문제가 됐던 비자금 등을 해결하고, 매출을 늘려야 하는 과제가 있다”며 “야전사령관과 같은 스타일의 이 대표가 이 임무를 맡았다”고 설명했다. 롯데로지스틱스에서는 박찬복 경영관리 유통물류부문장이 대표로 발탁됐다.

여성 임원도 추가로 배출했다. 진은선 롯데칠성음료 상무보는 2014년 입사한 뒤 디자인 부문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롯데 첫 외국인 임원인 파키스탄 콜손의 법인장인 압둘 라티프도 이번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2011년 롯데제과가 콜손을 인수한 뒤 법인장으로 계속 근무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그룹 혁신과 쇄신을 위해 실력이 검증된 젊은 최고경영자(CEO)를 전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