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욱 교수
신동욱 교수
조비룡 교수
조비룡 교수
활동량을 측정하는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활용해 식습관과 운동량 등을 조절하고 목표를 달성한 사람에게 금전적 보상을 하면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비룡·신동욱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비만 상태인 국내 남자 대학생 105명을 35명씩 세 그룹으로 나눠 체중 감량과 활동량 증가에 대해 연구를 했더니 금전적 보상을 한 그룹의 체중 감량 효과가 가장 컸다. 연구팀은 세 그룹 중 A그룹은 상담과 자료를 이용한 일반 비만 예방 교육을 하고, B그룹은 A그룹 교육과 함께 활동량 측정계와 앱을 이용해 피드백을 했다. C그룹은 B그룹이 받는 서비스에 금전적 보상을 했다. 매일 활동량을 달성하면 하루 1000원을 지급하고 첫달 3%, 둘째달 5%, 셋째달 7%의 체중을 감량했을 때 각각 5만원을 지급했다. 이를 통해 석 달 뒤 결과를 확인했더니 A그룹은 평균 0.4㎏ 체중을 줄인 데 비해 B그룹은 1.1㎏, C그룹은 3.1㎏을 감량했다.

하루 활동량 증가 폭도 컸다. A그룹과 B그룹은 하루 평균 76㎉와 43.5㎉씩 에너지 소비량이 늘었지만 C그룹은 에너지 소비량이 535㎉ 급증했다. C그룹은 근육은 유지하면서 지방이 줄어 허리둘레, 혈압,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지방간 지표 등의 수치가 모두 좋아졌다. B그룹에 비해 앱을 활용하는 비율도 높았다.

신 교수는 “최근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스마트케어 기기가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실제 이런 방법으로 건강관리를 지속하기는 쉽지 않다”며 “금전적 인센티브를 활용해 스마트케어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대규모 장기 연구를 통해 효과를 지속시키는 방법 등을 추가로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국에서는 건강 관리를 위해 스마트폰 앱과 금전적 보상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센티브가 금연 및 체중감량 등의 동기를 부여해 단순 상담이나 약물치료보다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많다. 조 교수는 “미국에서는 보험회사가 가입자들에게 활동량계를 지급해 건강 증진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의료비를 절감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며 “국내 건강보험 체계 안에서 스스로 건강관리를 잘하는 환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산업진흥원의 연구 지원과 휘트닷라이프로(활동량 측정 분야 벤처기업)의 활동량 측정계 지원으로 이뤄졌다. 국제비만학회 학술지인 ‘비만(Obesity)’ 최신호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