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체인 공세에 지친 커피점들 "달라야 산다"
국내 커피전문점들이 치열한 생존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위에선 스타벅스 같은 충성 고객을 확보한 대형업체가, 밑에선 CU, 세븐일레븐, GS25 같은 편의점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커피를 앞세워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름 빼고 다 바꾸자’ 전략으로 눈높이가 높아진 커피 애호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변화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할리스커피는 다른 커피전문점보다 앞서 ‘카페 속 한끼’ 전략을 내세웠다. 2014년부터 식사 메뉴를 선보이기 시작한 할리스커피는 이달 초 리소토, 그라탱, 라자냐 신제품을 내놓으며 식사와 커피를 함께하고자 하는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혼자 커피전문점을 찾는 소비자가 많은 점에 착안해 ‘혼밥족’(혼자 밥을 먹는 사람)에 적합한 간편식을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했다.

디저트카페를 지향하는 곳도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디저트 종류만 160여종이다. 소비자는 지역별로 매장에서 50여종의 디저트를 고를 수 있다. 브랜드 출범 초기부터 매장에서 대부분 직접 디저트를 조리해 판다. 대표 디저트 메뉴로 꼽히는 ‘티라미수’, ‘아이스박스’와 마카롱을 변형한 ‘초코롱’ 등은 커피 외에도 이 제품만을 구매하러 오는 소비자들이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드롭탑은 수제 디저트에 승부를 걸었다. 각종 과일과 치즈, 피칸 등을 사용해 매장에서 직접 구워내는 타르트 등을 판다.

커피빈과 이디야커피는 커피 메뉴를 대폭 확대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커피빈은 ‘코스타리카 라 카스카다 타라쥬’ 같은 애호가 사이에서 유명한 원두를 독점적으로 판매한다. 특정 원두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원두 약 12종을 매일 다르게 제공하는 것도 커피빈만의 특징이다. 디카페인, 저당·저지방 커피 등 기능성 커피를 소비자가 매장에서 선택할 수 있어 임산부처럼 자유로운 메뉴 선택에 제한을 받는 일부 소비자의 선택 폭도 넓다.

작년 2000호점 매장을 돌파한 이디야커피는 다음달 ‘질소커피’(사진)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르면 3월 늦어도 4월 중 질소커피를 내놓은 스타벅스와 경쟁하겠다는 얘기다. 보통 5000원대 후반에 판매하고 있는 높은 가격을 경쟁업체보다 30%가량 낮춰 가성비 높은 커피의 명성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