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렉시트'도 현실화되나 프랑스 국채 내다파는 투자자들
외국인 투자자가 프랑스에서 대거 발을 빼고 있다. 프랑스의 유럽연합(EU) 탈퇴(프렉시트·Frexit)를 공약으로 내건 마린 르펜 극우정당 국민전선(FN)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0년 만기 프랑스 국채 금리는 작년 9월1일 연 0.24%에서 14일 연 1.07%로 급등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10년 만기 독일 국채 금리와의 격차는 같은 기간 0.25%포인트에서 4년래 최대치인 0.7%포인트까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국채 투자자들이 국채를 대거 매도해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채 가격과 금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외국인 투자자가 프랑스 국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이른다. 프랑스 국채 보유 비중이 높은 일본 투자자들은 지난해 4분기 1년6개월래 가장 적은 190억엔(약 1900억원)어치 프랑스 국채를 매입했다. 하지만 지난해 11~12월엔 매도세로 돌아섰다.

WSJ는 올해 프랑스 대선에서 지난해 6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때와 같은 이변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외국 투자자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대선은 결선투표 방식으로 치러진다. 오는 4월23일로 예정된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득표율 상위 후보 2명이 5월7일 결선투표를 벌인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이포프가 지난 10~14일 유권자 1402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르펜 대표는 1차 투표에서 무소속 후보인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2차 투표에서는 마크롱 전 장관이 62.5% 대 37.5%로 크게 앞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르펜 대표의 EU 탈퇴와 반(反)이민 공약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투자은행 HSBC는 프랑스 회사채 시장도 프랑스 대선 결선이 가까워지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강해져 국채시장과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