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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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 직장인 김윤주씨는 겨울 동안 불어난 체중 때문에 요즘 고민이다. 두꺼운 코트로 숨은 살을 가릴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데다 갑작스럽게 살이 찌면서 몸 상태도 예전 같지 않다. 관리를 해야 하지만 잦은 야근으로 헬스장 한번 가기도 쉽지 않다. 김씨는 고민 끝에 집에서 운동을 하기로 결심하고 요가 매트와 스트레칭 밴드를 장만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건강을 챙기려는 '홈트족'(홈트레이닝족: 집에서 하는 운동)이 유통업계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영하권 강추위로 실내 운동이 각광 받으면서 유통업계의 홈트레이닝 관련 제품 매출도 급증했다.

홈트레이닝은 바쁜 시간을 쪼개 헬스장에 가야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고 비용도 저렴하다는 점에서 인기다. 운동하며 남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불편함도 없다.

15일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헬스앤뷰티스토어(H&B) 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전날까지 헬스와 자세 교정 등 홈트레이닝 용품 관련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5% 증가했다.

헬스 용품 판매가 봄과 여름에 몰리는 걸 감안하면 겨울 판매 증가는 홈트족이 많아진 것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다.

'홈트족' 유통가 핵심 키워드로…어깨벨트·폼롤러 불티
품목별로는 좁은 공간에서 효과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요가매트와 스트레칭 밴드, 짐볼, 덤벨 등 운동 용품 매출이 31% 늘었다.

운동 용품 외에도 자세 교정과 속옷 등 기타 상품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 기간 '어깨벨트'라 불리는 '바른자세벨트' 매출은 작년보다 5배 급증했다.

이 제품은 지난해 중추절 기간 싼커(중국 개별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은 제품에도 이름을 올렸다.

발가락 사이에 끼워 자세 교정과 칼로리 소모량 증가 등으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는 '발가락링'도 매출이 늘었다.

신축성이 뛰어나 운동할 때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심리스 속옷 '세컨 스킨' 매출은 50% 이상 증가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집과 직장에서도 운동을 즐기는 게 일상이 됐다"며 "이런 추세에 맞춰 헬스 카테고리 상품군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쇼핑 사이트인 옥션과 G마켓에서도 최근 한달 사이 홈트레이닝 제품 관련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옥션에서는 스트레칭 도구인 '폼롤러' 매출이 295% 급증했고 요가블럭과 볼스터도 68% 증가했다. G마켓에서는 진동운동기구와 스트레칭 용품이 각각 305%, 360% 늘었다.

G마켓 관계자는 "“봄을 앞두고 다이어트를 결심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홈트레이닝 상품이 주목받는 이유"라며 "바쁜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집에서라도 운동을 하려는 홈트족이 늘면서 관련 시장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서는 홈트족이 보고 따라할 수 있는 다양한 홈트레이닝 영상이 인기다. '홈트레이닝' 이라는 검색어를 넣으면 4만 개가 넘는 영상이 올라온다.

최근에는 유명 BJ가 올린 홈트레이닝으로 살을 뺐다는 내용의 영상이 이틀 만에 26만 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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