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 삼성전자, 3조8500억 사상최대 배당…올해 12조5000억 주주에 돌려준다
삼성전자는 올해 12조5000억원을 주주환원에 사용하기로 했다. 잉여현금흐름 24조9000억원의 절반이다. 삼성전자는 실적이 호조를 나타내고 있는 데다 주주가치 제고가 기본 정책이어서 대규모 자사주 매입 소각과 배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우선 올해 총 9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여 이를 소각한다.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을 위해 지난해 주주환원 재원 중 배당 후 남은 8조5000억원과 2015년 잔여 재원인 8000억원을 투입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거래량 등을 고려해 3~4회에 나눠 진행할 예정”이라며 “매입한 자사주는 전량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15년에도 총 11조3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한 바 있다. 당시 시가총액(195조원)의 6%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자사주를 사서 갖고 있지 않고 없애버리는 것은 주당 가치를 높인다.

삼성전자는 더불어 사상 최대 규모 배당을 이어간다. 2016년 배당은 2015년 약 3조700억원(주당 2만1000원)보다 약 25% 증가한 3조9900억원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서 언급한 4조원에 달하는 배당에 근접한 규모다.

이번 결정으로 전체 주주의 50.8%를 차지하는 외국인이 1조9500여억원의 배당을 받게 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일가가 받는 삼성전자 배당금은 모두 1900억원이 넘는다.

미래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배당을 자제해온 삼성전자 측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대규모 계획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이재용식(式)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말 이상훈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사장)는 “시설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위해 65조~70조원 규모의 순현금이 필요하다”며 “3년마다 현금 수준을 점검해 이를 초과하는 돈은 주주에게 돌려줄 계획”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단순히 자사주를 사들여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삼성을 주주 친화적인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