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은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올해 만 55세가 된 직원의 40%에 대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고참 직원이라도 성과가 좋으면 희망퇴직이나 임금 감소 없이 정년 때까지 현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신한은행은 24일 부서장급 이하 561명의 승진 발령을 포함한 3500여명 직원에 대한 정기인사를 했다.
신한은행 "성과 낸 직원은 임금피크 없다"
지난해 처음 도입한 ‘차등형 임금피크제’는 올해 신한아너스로 이름을 바꿔 확대 적용했다고 밝혔다. 올해 만 55세가 되는 임금피크제 해당 직원 중 40%가량을 새로 신한아너스 대상자로 선정했다. 지난해 선정 비율은 35%였다. 또 지난해 선정자의 75%는 올해도 신한아너스 대상자로 재선정됐다고 전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역량과 성과가 우수한 직원에게는 나이 학력 출신 성별 등과 관계없이 합당한 보상을 한다는 게 신한금융의 인사 철학”이라며 “임금피크제 나이가 되더라도 실적이 좋다면 기존과 똑같은 임금체계로 계속 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실적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승진자 수도 늘렸다. 올해 4급(차·과장) 이상 승진자는 561명으로 지난해보다 8.9% 증가했다. 부지점장급이 20%, 4급은 50% 늘었다. 또 40대 부서장을 전진 배치했다. 지점장 등이 되는 부서장 승진자 117명의 85%가 40대다. 지난해에는 부서장 승진자의 70%가, 재작년에는 40%가 40대였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차장에서 부지점장으로, 부지점장에서 부서장으로 승진하는 연한을 6~7년에서 5년으로 줄이면서 40대 부서장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지난해 도입한 스마트근무제(유연근무제) 확산을 위해 스마트 근무 직원 100여명에 대한 인사도 했다. 스마트 근무 직원은 주 3일 이상을 사무실이 아닌 자택이나 스마트워킹센터, 카페 등에서 일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2009년부터 쌓은 다면역량 평가 자료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승진 인사에 반영하는 실험에도 나섰다.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소통력과 전략적 사업 추진력이 우수한 점포장을 지역 영업점의 커뮤니티장으로 뽑은 게 대표적이다. 신한은행은 앞으로도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승진 심사와 이동 배치 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차기 신한금융 회장으로 내정된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마지막으로 시행한 정기 인사에서 성과 중심주의와 세대 교체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