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게임을 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제공
한 여성이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게임을 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제공
모바일 게임을 하는 사람이 늘면서 일자목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일자목증후군은 ‘C’자 모양으로 휘어져야 할 목뼈가 ‘I’자 모양으로 바뀌는 증상을 말한다. 목이 2㎝에서 2.5㎝ 이상 앞으로 쏠리면 일자목증후군으로 진단된다. 남성보다 모바일 게임을 많이 하는 여성에게서 일자목증후군이 더 많이 생긴다는 분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일자목증후증으로 진료받은 환자 1134명 중 여성이 689명으로 남성(445명)보다 1.6배 많았다. 최근 5년간 일자목으로 진료받은 여성 환자는 2011년보다 90% 늘었다. 일자목이어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거나 목 디스크로 진단받은 환자를 포함하면 실제 환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의료계에서는 추정한다.

김민영 대전자생한방병원 원장은 “목이 몸 앞 쪽으로 기울어지면 목에 걸리는 하중은 정상 상태보다 3~4배 증가한다”며 “인대나 근육이 약한 여성은 일자목이나 목 통증, 목 디스크 같은 근골격계 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과도한 모바일 게임 이용과 연관됐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5 게임이용자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여성의 91.4%가 모바일 게임을 즐긴다고 답해 남성(81.8%)보다 약 10%포인트 높았다. 여성의 모바일 게임 하루평균 이용 시간은 주중 76분, 주말 92분으로 남성 평균 이용 시간(주중 75분, 주말 92분)보다 근소하게 많았다.

모바일 게임을 지나치게 많이 하면 목 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의 한 의과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신문이나 책을 읽을 때 종이와 눈의 거리는 약 40㎝지만 스마트폰 화면의 문자를 읽을 때 화면과 눈의 거리는 35㎝였다. 스마트폰으로 웹 검색을 할 때 화면과 눈의 거리는 이보다 더 가까운 31.5㎝였다. 작은 화면에 집중하면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앞으로 숙이고 어깨를 가슴 쪽으로 모으는 ‘거북이 자세’로 바뀌게 된다.

일자목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출퇴근 시간이나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것만으로도 일자목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정보기술(IT)기기를 사용할 땐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작은 화면보다 큰 화면의 IT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화면이 작으면 글자도 작아지고 화면에 집중하기 위해 고개를 숙이는 자세가 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무게가 가벼운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으로 영화나 책을 보게 되면 화면을 목이나 턱 높이까지 들고 있어야 하는데 스마트폰이 무거우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고개를 숙이게 된다. 김 원장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땐 의식적으로 고개를 뒤로 젖히거나 돌리는 스트레칭을 해줘야 한다”며 “스트레칭을 하면 바른 목 선을 잡아주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