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1조2천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고 AP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GM은 이날 오전 향후 몇 년간 미국 내 공장 일자리 1천 개를 창출 또는 유지하는 데 10억 달러(약 1조2천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다.

익명의 소식통은 AP통신에 다수의 공장에 투자가 이뤄지지만 새로운 일자리가 어느 공장에 배치될지는 명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번 계획이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공장들을 위한 정상적인 투자라며 수개월 전에 방안이 세워졌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GM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협박성 투자 발언에 백기를 든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미국 내 투자를 하지 않으면 관세로 응징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위협'을 받았다.

이에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도요타 등이 미국 내 공장 설립 계획을 밝히는 등 대미 투자 계획을 잇달아 내놓았다.

GM도 트럼프 당선인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달 초 트위터에서 GM이 멕시코산 쉐보레 크루즈 해치백 모델을 미국에서 판매하는 것을 거론하며 높은 세금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포드, 도요타 등의 투자 발표가 나온 뒤 지난 11일엔 "GM도 뒤따르길 바란다.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GM이 이번에 1조 원이 넘는 규모의 투자계획을 내놓지만 멕시코 투자는 예정대로 진행한다.

GM은 2018년까지 공장 건설과 일자리 5천600개 창출을 위해 멕시코에 50억 달러(5조9천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2014년 말에 발표한 바 있다.

GM의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트럼프의 위협에 대응해 소형차 생산지를 바꿀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바라 CEO는 차량 생산지 결정은 2∼4년 전에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GM은 지난해 6월부터 소형 승용차 '크루즈'를 멕시코에서 만들어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