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중소기업 어려움도 전달…한두건은 대기업 납품 실패"

박근혜 정부 '국정 농단' 사태의 핵심인 최순실(61)씨가 박 대통령에게 딸의 초등학교 동창의 부모가 운영하는 중소기업의 지원을 부탁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최씨는 이는 기술력은 있지만, 납품 활로가 마땅치 않은 중소기업을 알아봐 달라고 한 박 대통령의 부탁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에서 16일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5차 변론 심리에 증인으로 나온 최씨는 2013년 가을께 딸 정유라의 친구 부모가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으로부터 대기업 납품을 부탁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14년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KD코퍼레이션 소개 자료를 한 두 차례 이메일로 보냈으며, 이는 박 대통령이 회사 자료를 보내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료를 보고 파악한 뒤 적절하다고 하면 하시는 분이니까 알아보고 나서 (조치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 회사가 자신에게 부탁을 한 회사라는 점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왜 자신에게 부탁했다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모르겠다. 주변에 대통령과 친하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다"며 "감으로 잡았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시중 민심을 전한다는 취지로 다른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대통령에게 전한 사실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또 이 중 한두 개 회사는 대기업 납품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기억했다.

그는 이 회사가 2015년 5월 박 대통령 프랑스 순방 때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데 대해서도 "제가 신청서를 넣어보라 했지만 잘 봐달라고 얘기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회사를 운영하는 부부로부터 명절 선물 차원의 샤넬 백을 받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최씨는 박 대통령과 공모해 현대자동차에 압력을 넣어 흡착제 제조사인 KD코퍼레이션이 납품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가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는 탄핵소추 사유로도 적시됐다.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채새롬 이효석 기자 bang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