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 다시 '황금알' 되나…삼성중공업, 1년반 만에 1.5조 수주
삼성중공업이 1년 반 만에 해양플랜트를 수주했다. 유가가 오름세를 타면서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이 그간 중단했던 해양플랜트 발주를 재개한 데 힘입었다.

삼성중공업은 영국 정유회사 BP에서 1조5000억원 규모의 부유식 해양생산설비(FPU)를 수주했다고 5일 발표했다. 2020년 인도될 이 FPU는 미국 뉴올리언스 남쪽 300㎞ 해상 매드독유전에 투입되며 하루 원유 11만배럴과 천연가스 2500만세제곱피트를 생산하게 된다.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를 수주한 것은 2015년 7월 이후 처음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장기간 저유가로 원유생산 채산성이 나빠지자 2014년 이후 해양플랜트를 수주하지 못했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유가가 상승 기조로 전환되면서 그동안 조선업계 부실의 원인으로 지목된 해양플랜트에서 예상 밖의 성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산유국의 감산 합의로 저유가시대가 마무리될 조짐을 보이자 세계 정유업체들은 해양플랜트 발주에 분주한 모습이다. 삼성중공업은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ENI와 3조원 규모의 모잠비크 코랄 부유식 LNG생산설비(FLNG) 수주 계약을 조만간 체결할 예정이다. 대우조선이 지난 4일 덴마크 머스크에 인도한 6000억원 규모 연근해용 해양시추설비(잭업리그)는 BP가 쓰기로 했다.

유럽 최대 정유사인 로열더치셸과 미국 2위 정유업체 셰브론, 노르웨이 국영석유회사인 스타토일 등은 대규모 해양플랜트 발주를 예고했다. 이들 업체는 2012~2014년 저유가를 견뎌내며 구조조정을 하고 비용을 절감해 원유 생산 손익분기점을 기존 배럴당 80달러에서 46달러까지 낮췄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 수준을 유지하면 해양플랜트 발주가 증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