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츠보다 더 팔리는 털 슬리퍼...알고보니 시작은 구찌 '블로퍼'
올겨울 이마트 자체브랜드(PB) 데이즈에서는 유난히 슬리퍼(사진)가 잘 팔렸다.

지난 10월1일~12월14일 여성용 슬리퍼 매출이 작년 대비 57% 급증했다. 같은 기간 부츠 매출은 28% 감소했다. 최근 털 슬리퍼가 유행하면서 겨울인데도 슬리퍼가 인기를 끄는 현상이 벌어졌다. 데이즈 겨울용 슬리퍼는 처음 들여온 3만켤레가 10월 말 품절된 데 이어 2차 생산 물량도 인기 사이즈는 대부분 팔려나갔다.

회사 측은 집에서 슈퍼마켓 등 가까운 곳에 갈 때 입는 ‘라운지 웨어’가 새로운 패션 흐름으로 떠오르면서 털 슬리퍼가 유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털 슬리퍼 유행은 명품 브랜드 구찌가 2015년 가을·겨울상품으로 런웨이에서 처음 선보인 ‘블로퍼’에서 유래했다. 이후 펜디 지방시 등 브랜드도 털로 장식한 블로퍼를 내놨다. 올해 양털 부츠 브랜드 어그에서도 털 슬리퍼를 선보였다.

데이즈는 남성·여성용부터 유아용까지 120가지 방한 슬리퍼를 판매하고 있다. 여름철 인기 상품이던 ‘코르크 슬리퍼’ 내피에 털을 덧댄 디자인과 코듀로이 소재로 제작한 슬리퍼가 인기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또 양털 부츠 디자인을 슬리퍼 형태로 변형한 방한화는 5만켤레 물량이 한 달 만에 다 팔렸다. 데이즈는 추가로 4만켤레를 생산해 판매 중이다. 가격은 9980~1만9800원이다.

부츠에 비해 신고 벗기 편하면서 발이 따뜻해 간편하게 신기 위해 찾는 소비자가 많다고 데이즈 측은 전했다. 주진희 데이즈 슈즈 구매 담당자(바이어)는 “원래 여름 인기 품목인 슬리퍼가 겨울에 잘 팔리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