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불똥' 튄 대기업…검찰, 53곳 줄소환 예고
이르면 3일부터 관계자 소환
청와대의 압력행사 여부 집중조사
2일 검찰에 따르면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르면 3일부터 두 재단에 출연한 기업 관계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을 출연한 기업 53곳이 대상이다.
삼성은 두 재단에 125억원과 79억원씩 총 204억원을 기부했다. 현대자동차그룹(128억원) SK(111억원) LG(78억원) 포스코(49억원) 롯데(45억원) GS(42억원) 한화(25억원) 등도 돈을 냈다. 이렇게 모인 돈이 미르재단 486억원, K스포츠재단 288억원 등 744억원이다.
검찰은 기업 관계자들로부터 재단 설립과 기금 출연 과정에서 최씨 측이 청와대를 앞세워 압력을 행사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을 조사하면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모금을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미 롯데와 SK그룹 임원을 불러 조사했으며 국민·신한·우리·농협은행 등 시중은행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연루된 기업들은 돈을 뜯긴 것과 다름없는 처지여서 억울해하는 눈치”라고 전했다.
검찰은 최씨가 딸 정유라 씨와 함께 독일에 설립한 비덱스포츠에 280만유로(당시 환율로 약 35억원)의 삼성전자 자금이 흘러간 사실을 확인하고 삼성 관계자를 소환하기로 했다. 삼성 측은 지난해 3월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대한승마협회장을 맡은 뒤 협회에서 해외전지훈련 프로그램 지원을 요청해와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지원을 받은 건 정씨 1명뿐이다. 이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당초 협회 계획에는 6명을 선발하도록 돼 있었지만 정씨가 뽑힌 뒤 협회 차원의 추가 대상자 선발이 지지부진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이 여러 은행 계좌로 돈을 나눠 보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일부러 쪼개 보낸 게 아니라 승마협회에서 인보이스(대금청구서)를 보내오면 그만큼 삼성전자가 직접 송금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삼성은 모나미의 승마장 매입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 관계자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며 “모든 게 투명하게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윤상/김현석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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