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업에 대한 은행권의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이 올 들어 5조6000억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보다 10% 이상 감소했다. 은행들이 경영난을 겪는 조선·해운업종 대출을 줄이고 신규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을 자제한 결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기업데이터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산업·수출입은행과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기업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의 조선·해운업 여신(대출, 보증)은 48조3699억원으로 지난해 말(53조9328억원)보다 5조5659억원(10.3%) 감소했다.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5개사 여신 합계다. 회사별로는 현대중공업 여신이 가장 많이 줄었다. 현대중공업의 은행권 여신은 지난해 말 16조1538억원에서 8월 말 12조7803억원으로 20% 넘게 감소했다. 조선·해운사 5개 업체의 감소분의 60.6%에 달한다.

같은 기간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은 23조152억원에서 21조7847억원으로 1조2305억원(5.34%), 삼성중공업은 12조7491억원에서 12조4214억원으로 3277억원(2.57%) 각각 줄었다. 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한진해운에 대한 은행 여신은 지난해 말 1조70억원에서 8월 말 1조60억원으로 거의 줄지 않았다. 반면 현대상선은 1조74억원에서 3773억원으로 6301억원(62.5%) 감소했다.

은행별로는 수출입은행의 조선·해운업종 여신이 25조4728억원에서 22조7772억원으로 가장 많이 줄었다. 이에 비해 산업은행의 익스포저는 지난해 말 10조4694억원에서 올해 8월 말 11조3277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