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호 태풍 ‘차바’는 국내 태풍 관측 사상 네 번째로 강력한 태풍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 고산 지역에서 이날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56.5m를 기록했다. 매미(2003년 9월12일·60.0m)와 쁘라삐룬(2000년 8월31일·58.3m), 루사(2002년 8월31일·56.7m)의 뒤를 잇는 위력적인 태풍이다.

초속 15m의 강풍이 불면 건물에 붙어 있는 간판이 떨어져 날아간다. 초속 50m가 넘는 강풍이 불면 콘크리트로 지어진 주택도 무너질 수 있다.

기상청은 가을로 접어든 10월에 강력한 태풍이 상륙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태풍 관측을 시작한 1904년 이후 10월에 한반도를 찾아온 태풍은 10개에 불과하다. 특히 10월 태풍이 우리나라를 강타해 인명·재산 피해를 준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일반적으로 태풍의 90% 이상은 여름철인 7~9월에 찾아온다. 여름철에는 한반도 인근에 무더위를 몰고오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남태평양 부근에서 발생한 태풍이 고기압 세력을 따라 우리나라에 상륙하게 된다. 가을철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하면서 태풍은 대개 한반도까지 오지 못하고 일본 쪽으로 향한다.

기상청 국가태풍센터는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을 계속 유지하고 있어 태풍이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한반도로 움직였다”며 “올여름 폭염으로 뜨거워진 바다에서 많은 수증기를 공급받아 세력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