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에 꺾인 수출…멕시코에 자동차 수출 3위 내줘
지난 8월 20개월 만에 마이너스 행진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던 수출이 9월 들어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현대자동차 파업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리콜 등의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6년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408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9% 감소했다. 수출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역대 최장 기간인 19개월 연속 줄었다. 8월 2.6% 증가하며 겨우 반등에 성공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파업에 꺾인 수출…멕시코에 자동차 수출 3위 내줘
산업부는 “완성차업체 파업 영향으로 자동차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억4000만달러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발표했다. 독일 일본에 이어 3위를 유지하던 한국의 자동차 수출(1~8월)은 멕시코에 밀려 4위로 떨어졌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리콜 영향으로 무선통신기기 완제품 수출도 3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조업 일수가 0.5일 줄어 수출에 10억1000만달러가량 타격을 줬다. 산업부는 “이 같은 요인으로 인한 수출 차질은 30억5000만달러로 전체 수출 증감률을 7%포인트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주력 수출 품목 부진이 수출 감소의 직접적 원인이었다. 13대 주력 품목 중 10개 품목의 수출이 줄었다. 특히 무선통신기기(-27.9%), 자동차(-24.0%), 선박(-13.6%), 석유제품(-13.4%) 등 4개 품목이 전체 주력 수출 품목 감소액의 93.9%를 차지했다. 화장품(75.1%), 의약품(17.9%), 생활·유아용품(11.9%), 농수산식품(8.2%), 패션·의류(3.0%) 등 5대 유망 소비재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자동차 파업 등 부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하루 평균 수출액(선박 제외)이 올해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9월 수출은 8월 이후의 수출 회복세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선박 제외 하루 평균 수출액은 18억4000만달러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컴퓨터, 가전제품 수출액도 연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10월 이후 수출이 증가세로 다시 돌아설지는 미지수다. 정승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자동차부품 등 주력 수출 품목의 회복세가 계속돼 10월 이후 수출이 점차 나아질 것”이라면서도 “세계 경제·교역의 저성장,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 리스크와 자동차 파업 장기화 등 국내 리스크가 있어 수출을 낙관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자동차 파업으로 8월 9억2000만달러, 9월 11억4000만달러가량의 수출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각각 해당 월의 수출 증감률을 2.4%포인트와 2.6%포인트 갉아먹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노동조합은 임금협상 문제로 7월19일부터 부분 파업을 벌였고 지난달 26일 12년 만에 전면 파업에 나섰다.

올해 8월까지 누적 자동차 수출은 169만290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4% 감소했다. 지난해 한국은 297만4114대를 수출해 독일, 일본에 이어 3위를 유지했지만 올해는 멕시코에 밀려 ‘빅3’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멕시코의 8월까지 누적 수출량은 181만5566대로 한국보다 12만대가량 많다. 현대차는 올해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규모가 13만1000여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승우/강현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