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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풍 부는 미술시장] 이중섭·박수근·박서보부터 안중근 족자까지…384점 '명품 뷔페'

입력 2016-09-18 18:07:50 | 수정 2016-09-19 01:30:26 | 지면정보 2016-09-19 A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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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K옥션 가을 경매 어떤 작품 나오나

서울옥션 27일 181점 경매
이중섭의 '호박꽃' 14억에 출품
박수근 '귀로', 박서보 '묘법' 눈길

K옥션 28일 203점 경매
김환기 '새벽#3' 10억~16억원
천경자 '볼티모어…' 9억에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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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 대표 작가 이중섭의 호박꽃 그림을 비롯해 김환기의 추상화, ‘국민 화가’ 박수근과 천경자의 그림,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독립운동가 안중근의 족자, 백범 김구의 휘호 등 고가 미술품 384점이 경매시장에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국내 양대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과 K옥션이 오는 27일과 28일 차례로 벌이는 가을 경매를 통해서다. 두 회사가 내놓는 경매 작품 추정가의 총액은 약 240억원. 지난 6월 메이저 경매(약 218억원)보다 10% 이상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부터 미술 경매시장이 활기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당분간 작품값이 오르고 환금성도 좋아질 전망이어서 경매에 도전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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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의 14억원대 ‘호박꽃’ 등장

서울 평창동 옥션하우스에서 27일 오후 4시부터 경매를 치르는 서울옥션은 전략 상품으로 이중섭의 1954~1955년작 ‘호박꽃’을 내놓는다. 가로 98㎝, 세로 62㎝ 크기의 보기 드문 대작이다. 얼키설키 엉킨 호박과 호박 덩굴 등을 노란색으로 표현해 굴곡 많은 인생과 가족을 향한 그리움을 투영했다. 화면을 가득 메우는 장식적인 구성과 대담한 표현이 한국 근대미술의 거장답다. 경매 시작가는 14억원이다.

박수근 화백의 1964년작 ‘귀로’도 추정가 3억5000만~5억원에 경매에 부쳐진다. 물건을 머리에 이고 귀가하는 여인과 모진 겨울 추위를 견디며 새봄을 준비하는 고목의 대치된 구도가 재미있다. 서민의 애환을 차지게 잡아낸 이 작품은 1965년 10월 중앙공보관화랑에서 열린 ‘박수근 화백 유작전’에 출품된 수작이다.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단색화가들의 작품도 총출동한다. 정상화(1점)를 비롯해 이우환(6점), 박서보(5점), 김기린(3점), 김태호(1점) 등 20여점이 나온다. 특히 박서보의 1981년작 150호 크기 ‘묘법 No.1-81’은 추정가 10억~15억원으로 자신의 최고가에 도전한다. 장욱진 화백의 작품도 묵화를 포함해 네 점을 경매한다. 가로 폭이 긴 캔버스를 활용해 공간감을 살린 1990년작 ‘집’과 1988년작 5호 크기의 ‘초가집’이 각각 추정가 1억4000만~1억8000만원에 출품된다.

지난해 8월 작고한 천경자의 1979년작 ‘상파울로 동물원’(4억5000만~7억원), 추상화가 유영국의 1960년작 ‘Work’(3억2000만~6억원), 도상봉의 ‘고려청자’(3500만~5000만원)와 ‘라일락’(2억8000만~4억원) 등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나온다.

고미술품으로는 겸재 정선의 ‘고사인물도’가 추정가 8000만~2억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미술품 애호가이자 서예가인 소전 손재형의 제(題)가 있고 송은 이병직이 소장했던 이력이 있는 작품이다. 겸재의 작품으로는 보기 드문 채색화다. 나무와 인물, 강가, 산세에 무리 없이 색을 입힌 점이 인상적으로 구성과 필선 등 작품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에서 환수된 단원 김홍도의 ‘서호방학도’(1억5000만~3억원), 15~16세기 초에 제작된 작자 미상의 ‘조어도’(4000만~1억원), 한글의 변모를 알 수 있는 ‘월인석보 권21’(추정가 2500만~1억원), 고려시대 ‘청자상감국화어문합’(3500만~6000만원)도 눈길을 끈다. 출품작은 22~26일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 본사에서 볼 수 있다. (02)395-0330

◆김환기의 ‘새벽#3’ 10억~16억원

K옥션은 2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경매장에서 김환기의 그림 10점을 비롯해 박수근 천경자 도상봉 이대원 등 거장들의 수작 203점을 경매에 부친다. 출품작 추정액만 140억원으로 K옥션 경매 사상 두 번째 규모다.

눈길을 끄는 작품은 추정가 10억~16억원에 나오는 김환기의 ‘새벽(Dawn)#3’이다. 산이나 달과 같은 구체적 대상을 색면과 색점으로 응축해 희망찬 신새벽을 추상화법으로 묘사한 게 특징이다. K옥션 관계자는 “김 화백이 비엔날레에 출품하기 위해 특별히 준비한 열네 점 중 한 점”이라고 설명했다.

박서보의 1975년작 100호 크기 ‘묘법 No.3-75’도 추정가 10억~15억에 경매에 올려진다. ‘한국 현대미술 대표작가 100인 선집’에 수록된 이 작품은 전형적인 초기 묘법 그림이다. 긋기와 지우기의 경계를 재미있게 넘나든 게 이채롭다.

박수근의 ‘두 여인’은 추정가 6억6000만~8억5000만원에 입찰한다. 노상의 두 여인을 그린 작품으로 세부 묘사를 의도적으로 제거하고 몇 개의 굵은 윤곽선만으로 우리 민족의 서정성을 나타낸 수작이라고 K옥션 측은 설명했다.

최근 ‘미인도’ 위작 논란으로 관심이 쏠린 천경자 화백의 ‘볼티모어에서 온 여인 3’도 추정가 5억8000만~9억원에 응찰자를 찾는다. 1980년대에 그린 미인도와 비슷한 구도와 형태를 갖춘 명작으로 여인의 의상을 화려한 원색으로 꾸며 이국적인 고독감을 극대화했다. 유영국 도상봉 이대원 김창열 정상화 이우환 등 근현대 주요 작가의 엄선한 작품과 강요배 오윤 이종구 등 민중화가 작품도 출품한다.

고서화, 도자기 등 고미술품도 62점이나 나온다. 안중근 의사의 글씨와 손도장이 찍힌 족자가 추정가 2억8000만~5억원에 경매에 부쳐진다. 족자에는 명심보감 훈자편에 나오는 ‘黃金百萬兩, 不如一敎子(황금백만량 불여일교자: 황금 백만 냥도 자식 하나 가르치는 것만 못하다)’라는 문장이 적혀 있다. 그 왼쪽에는 서명과 약지가 잘린 왼손 손도장(장인)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 안중근 기념관에도 사본이 걸려 있는 이 행서족자의 진품이 국내에 공개되는 것은 처음이다. 최근 영화가 개봉하면서 관심을 끄는 고산자 김정호의 목판본 대동여지도도 눈길을 끈다. 전체 지도를 22첩으로 나눠 병풍처럼 펴고 접을 수 있다. 1861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상규 K옥션 대표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컬렉터들이 김환기를 비롯한 근현대 화가, 단색화, 고미술품을 사들이고 있어 고무적”이라며 “이번 경매에는 근현대 유명작가 작품은 물론 조각, 민중미술, 고미술품 등을 고루 내놓는다”고 말했다. 출품작은 27일 신사동 본사 전시장에 전시하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02)3479-888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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