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인의 날] 금탑산업훈장에 다이소…1000원숍으로 매출 1조
1000원짜리 지폐 한 장이면 됐다. 반찬통 국그릇 등 주방식기를 모두 살 수 있었다. 주부들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해결해줬다. 1997년 서울 방이동에 처음 문을 연 생활용품매장 ‘다이소’ 얘기다.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이른바 ‘1000냥 하우스’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던 때였다. 중국산 제품이 매대를 가득 채웠다. 품질로 살아남을 수밖에 없었다.

박정부 다이소아성산업 회장은 그때부터 국내 협력업체들을 일일이 찾아가 3000여개 제품을 모두 자기 손으로 확인했다. 불량품이 없는지 꼼꼼히 살폈다. 취급 품목이 3만개로 늘어난 지금도 품질관리 방식은 같다.

○매출 1조원 넘긴 다이소

다이소는 전국에 1100여개 매장이 있다. 지난해 이 회사 매출은 1조2490억원을 넘겼다. 박 회장은 22일 열린 ‘제2회 중견기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최고상인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빠른 성장 때문만은 아니다. 고용창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이 회사의 고용 인원은 8338명이다. 10년 전인 2006년보다 11배 늘었다. 근로자 가운데 취업 취약계층인 30~50대 여성이 80%를 넘는다. “노동시장의 질적 수준 향상을 이끌었다”는 게 중소기업청의 평가다.

다이소아성산업은 국내 최초로 1000원 균일가를 도입하는 등 중소유통업계 성장에도 기여했다. 박 회장은 “단돈 1000원짜리라도 혼신의 힘을 다해 고품질 제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해내겠다”며 “지속적으로 고용을 늘리고, 2020년까지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박 회장과 함께 합금공구전문제조업체 한국야금의 윤혜섭 회장과 복합비료업체 KG케미칼의 곽재선 회장이 각각 동탑산업훈장과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하는 등 총 35명의 모범 중견기업인과 근로자, 공로자가 정부 포상을 받았다.

○한국야금, KG케미칼도 수상

한국야금은 50년간 ‘절삭공구’ 한우물만 팠다. 1997년 업계 최초로 ISO9001 인증을 획득하는 등 성능과 품질을 인정받았다.

윤 회장은 2000년 연구개발과 설비개선을 통해 생산 능력을 두 배 이상 끌어올렸다. 과감한 투자로 업계의 품질 경쟁에 이바지한 공로로 그해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2012년에는 7000만달러수출탑을 수상했다.

매출과 고용이 지속적으로 성장한 점도 수상 이유다. 윤 회장이 취임한 1996년 이후 매출은 여섯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1719억원이다. 고용 증가율은 매년 5%를 웃돈다. 윤 회장은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로 고용 품질 매출의 세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말했다.

KG케미칼은 장학재단을 통해 지금까지 총 34억원을 출연했다. 이 회사로부터 장학금을 지원받은 학생이 400명을 넘는다. 중소기업과의 상생에도 적극적이다.

원자재의 일정 부분은 항상 협럭업체가 생산하도록 한다. 국내 최초로 비료에서 ‘인’ 성분을 제거하는 특화물질도 개발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중견기업 인식개선 공모전’ 시상식도 함께 치러졌다.

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