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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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진 기자 ] 이변은 없었다. SK텔레콤CJ헬로비전이 7개월동안 꿈꿔온 인수·합병(M&A)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끝내 불발로 마무리됐다.

인가 신청 당사자인 두 회사와 최종 인가권한을 쥐고 있던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번 M&A가 불가능함을 인정하며 향후 후속 조치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공정위는 18일 SK텔레콤-CJ헬로비전 기업결합 건에 대한 경쟁 제한성 최종 심의 결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주식 취득 금지',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 간 합병금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일 공정위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측에 발송한 심사보고서에 담긴 내용으로, 공정위는 결정을 번복하지 않은 셈이다. 공정위의 결정은 양사 합병시 CJ헬로비전의 유료방송권역 23개중 21곳에서 경쟁이 제한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앞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결정을 뒤집기 위해 심사보고서 내용을 반박하는 의견을 공정위에 전달했다. 지난 15일 6시간 넘게 이어진 공정위 전원회의에선 마지막까지 당국 관계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이날 공정위는 두 회사의 M&A 불허 결정을 최종 확정했다. 이로써 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각각 진행해온 인허가 심사도 중단됐다.

절차대로라면 미래부가 공정위의 심사결과를 바탕으로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동의를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리는 순이었다. 현재로선 미래부와 방통위가 각각 인허가를 해도 공정위의 불허 결정이 내려진 상황에서 실제 기업 결합은 불가능하다.

이날 오전 미래부는 공정위로부터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 금지 조치를 의결한 내용의 시정명령을 협의 의견으로 전달받았다.

미래부는 "이번 사안에 대한 우리부 절차를 계속 진행할 실익이 없어졌다"며 "불허에 따른 후속 조치는 내부 검토를 거쳐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유감스럽지만 공정위의 결정을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그동안 최선을 다해 이번 인수합병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관계기관을 설득하지 못하고 불허 결정을 받은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설명했다.

CJ헬로비전도 "공정위의 심의 결과는 존중하지만 현재 케이블TV 산업이 처한 현실과 미디어 산업 미래를 고려할 때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 제기돼 온 SK텔레콤 측의 행정 소송은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사안을 더 검토하겠지만 지금까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법적 대응의 실익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M&A를 줄곧 반대해온 KTLG유플러스는 공동 입장 발표를 통해 공정위 결정을 반겼다.

KT와 LG유플러스는 "공정위가 M&A를 금지하기로 결정한 것을 존중한다"며 "이번 M&A가 가져올 방송·통신 시장의 독과점 심화와 소비자 후생저해 등에 대한 우려가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