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와 내년 미국의 셰일 원유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유가 반등 시 손익분기점을 회복한 셰일원유업계의 생산 재개가 이뤄져 상승폭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됐다.

22일(현지시간) 미국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3월물 가격은 6.21% 급등하며 배럴당 31.48달러까지 올랐다. 런던 ICE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4월물도 5.09% 상승한 배럴당 34.6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유가 상승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중기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셰일원유 생산이 올해 하루 60만배럴, 내년에 추가로 하루 20만배럴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한 데서 비롯됐다. IEA는 그러나 “지정학적으로 큰 변화가 없는 한 유가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며, 원유 시장 수요와 공급 균형도 2017년에 가서야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축적된 재고량이 엄청나 유가 회복도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며 올해는 배럴당 35달러 선을 유지하고, 내년에도 소폭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국제 원유 시장에서 산유량을 조절해 유가를 조절하는 ‘스윙 프로듀서’의 역할이 과거 석유수출국기구(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으로 넘어온 것을 확인해준 것으로 분석했다.

CNN머니는 압달라 살렘 엘바드리 OPEC 사무총장이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까지 폭락할 것으로 예측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며 OPEC이 원유시장을 마음대로 주무르던 시대는 지나갔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IHS의 짐 버크하드 수석연구원은 CNBC에 “미국 셰일업계는 유가 폭락에도 불구하고 생산을 지속해 기대 이상의 생존 능력을 보여주면서 스윙 프로듀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