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보험회계기준 도입 땐 자본확충 부담 커지는데…저축성보험 판매로 몸집 불리는 중소형 생명보험사
방카슈랑스 통해 공격 영업
"장기적으론 수익에 부담"
교보는 오히려 판매 줄여
흥국생명도 연 2.8~3.1%의 높은 최저보증이율을 설정,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일시납 저축성보험을 많이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1836억원이었던 이 회사의 일시납 저축성보험은 지난해 4223억원 규모로 급증했다. 동양·동부·KDB생명 등도 연 2% 후반대의 최저보증이율을 보장하며 저축성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선 일부 보험사가 저축성보험 판매를 늘리는 배경을 두 가지로 해석한다. 중국 안방보험을 새 주인으로 맞은 동양생명, 대만 푸본생명을 2대 주주로 끌어들인 현대라이프생명 등은 회사 규모 키우기의 일환으로 저축성보험을 공격적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동양생명은 올해 1월에만 약 2700억원의 일시납 저축성보험을 판매했다.
회사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ING생명과 KDB생명 등은 외형을 불려 몸값을 더 받기 위한 전략으로 방카슈랑스 채널을 적극 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ING생명 측은 “방카슈랑스 채널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일시납 보험료가 증가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성보험 판매를 늘린 보험사 측은 “2020년 새로운 보험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전략적으로 저축성보험 판매를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대형 보험사들은 IFRS4 2단계 도입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일시납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는 추세다. 교보생명은 2014년 6309억원에 달한 일시납 보험료를 지난해 1288억원까지 줄였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일시납 저축성 보험은 판매는 장기적으로 보험사 수익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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