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갇힌 공간 벗어나야 혁신적 발상 나온다
선과 선이 만나 직각을 이루고, 그 직각의 형태들이 모여 바둑판 같은 모양의 ‘그리드(grid·격자)’를 형성한다. 인류는 오래전 사람들뿐 아니라 사물과 현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하기 위해 ‘그리드 구조’를 고안했고 수천년 동안 사용해왔다. 하지만 창의력 발휘와 유연한 사고, 창조적 혁신이 요구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탈(脫)그리드’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그리드를 파괴하라》는 기업과 학교, 시장 등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 세계 ‘그리드 파괴’ 사례를 상세히 소개하고 분석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첨단 기업들은 앞다퉈 공간 혁신에 나서고 있다. 페이스북은 직원 2800여명이 하나로 뻥 뚫린 초대형 사무실에서 근무한다. 애플은 수조원을 들여 그리드를 파괴한 신사옥 ‘스페이스십’을 짓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도 각기 다른 형태로 그리드를 파괴한 건물을 신축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업무 공간 혁신을 통해 수평적 조직 운영과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추구한다. 일터는 구성원에게 놀이터이자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 공간이다. 저자들은 “기업들이 관리와 통제의 원칙을 과감하게 버리는 이유는 남들과 다른 경쟁력을 갖기 위한 것”이라며 “구성원에게 같은 크기의 공간을 제공하고 같은 규율과 원칙을 제시해 성과를 측정하던 기업들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