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필리핀 저축은행을 인수한다. 우리은행은 필리핀 세부에 본점을 둔 저축은행인 웰스디벨롭먼트뱅크(WDB)와 지분투자 계약을 맺었다고 17일 발표했다. 이번 투자계약에 따라 우리은행은 내년 초 WDB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분 51%를 확보할 예정이다. 국내 은행이 해외 저축은행을 인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WDB는 자산(지난해 말 기준) 1억5000만달러, 점포 수 16곳, 직원 300여명 규모의 중간급 저축은행이다. 필리핀 현지 저축은행 56곳 중 자산 순위 9위다.

우리은행은 WDB 인수를 계기로 내년부터 필리핀 현지 신용카드시장을 우선 공략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WDB의 모회사는 필리핀 전역에 1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한 대형 유통업체”라며 “WDB의 모회사와 연계해 신용카드와 점포망을 대거 늘릴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5월 국내에 선보인 모바일전문은행 ‘위비뱅크’를 활용해 소액 대출 영업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