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과학, 학문 탐구·신사업 창출 두 토끼 잡아야"
고시바 마사토시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와 제자인 가지타 다카아키 도쿄대 교수는 중성미자 연구로 각각 2002년과 올해 노벨상을 받았다. 두 사람이 ‘중성미자 천문학’을 개척한 배경에는 각각 가미오칸데와 슈퍼가미오칸데라는 거대 중성미자 검출시설이 있었다.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은 최근 막대한 재원과 인력을 투입한 거대과학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기술경영경제학회는 9일 서울 중구 LW컨벤션에서 제1회 거대과학 포럼을 열어 최근 국제 과학계에 불고 있는 거대과학의 현황과 발전 과제를 논의했다.

국내에서도 포항방사광가속기를 비롯해 남극 세종기지 건설, 연구용원자로 하나로, 슈퍼컴퓨터, 한국형 핵융합 실험로인 KSTAR, 나로호 등 다양한 거대과학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거대과학 정책이 여전히 정확한 평가와 방향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조연설을 한 이원영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명예연구위원(사진)은 “극지 연구와 원자력, 우주개발 분야 등 국내 연구가 추격형이고 산업적 활용과 장비·시설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채성 기술경영경제학회장(건국대 교수)은 “선진국은 거대과학 연구를 통해 진리 탐구뿐 아니라 향후 여러 방면에서 활약할 높은 수준의 인력을 키우고 있다”며 “거대과학에 대해 정확히 알고 우리에게 필요한 분야가 무엇인지 공감대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