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걸린 '수출 한국'] 휴대폰 외 모든 주력품목 수출 감소…"교역 1조달러 올핸 힘들어"
수출액 434억달러…15.8%↓
중국 저가 공세·유가 하락에 선박 64%·석유제품 45%↓
중국·미국·EU 수출 모두 줄어…베트남에서만 12.7% 증가
산업부는 수출 규모와 중요도에 따라 13대 주력 수출품목을 정해 관리하고 있다. 이들 13대 주력 품목 중 10월에 수출이 증가한 것은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엣지, V10 등 신제품이 출시된 휴대폰밖에 없다. 휴대폰 수출은 신제품 출시 효과로 작년 10월보다 42.1% 늘어난 39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45억30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던 선박은 올 10월엔 16억5000만달러어치를 수출하는 데 그쳤다. 수출액이 63.7% 급감한 것이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철강도 44.9%, 31.6%, 29.6%씩 수출이 쪼그라들었다. 작년 10월 161억4000만달러였던 이들 네 개 품목의 수출액은 올해 10월엔 90억7000만달러에 그쳐 100억달러 밑으로 주저앉았다.
이들 4대 품목의 수출이 급감한 건 큰 선박과 해양플랜트의 인도가 없었고(선박), 국내 주요 공장이 정기보수에 들어갔으며(석유제품·석유화학), 중국이 저가 수출공세를 펼쳤기 때문(철강)이라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요가 줄고, 수출 단가가 떨어진 것도 수출 급감의 공통 요인이다.
한국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쌍두마차인 반도체(-7.0%)와 자동차(-1.3%)도 지난달 수출이 줄었다. 반도체는 단가 하락, 자동차는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 탓으로 분석된다.
지역별 수출을 보면 가장 큰 교역국인 중국에서 4.2% 줄었고, 미국에서도 11.4% 감소했다. 올 9월엔 두 자릿수(19.7%) 증가했던 대(對)유럽연합(EU) 수출도 10월엔 12.5% 감소로 돌아섰다.
연간 100억달러 이상을 수출하는 주요 10개 지역 및 국가 가운데 베트남에서만 수출이 12.7%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휴대폰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공장이 있는 베트남에 관련 부품을 많이 내보낸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폰의 새 모델이 나오지 않았다면 모든 주력품목과 모든 지역에서 수출이 줄었을 것이란 얘기다.
10월 수입도 수출만큼 줄어들면서 교역액 자체가 크게 감소했다. 올 들어 10월까지 교역액은 8078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9169억달러)에 비해 한참 못 미쳤다. 남은 11월과 12월 두 달간 2000억달러가량의 수출입을 하지 못하면 4년째 이어오던 교역액 1조달러 행진도 멈추게 된다.
이인호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올 교역액 1조달러 달성은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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