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이건수 팀장, 장기실종자 4700명 14년간 찾아…"생이별의 눈물 닦아줄 때 가장 행복"
자체 개발한 환경분석기법 활용…48년만에 친자매 재회 이뤄주기도
"실종자 가족 위해 많은 제보 부탁"
이 팀장은 장기실종 사건해결 전문가다. 2002년 남양주경찰서 민원실에서 1주일에 1~2건씩 장기실종 가족 찾기를 도와주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 팀장이 실종 가족을 잘 찾아준다”는 소문이 나면서 멀리서 남양주경찰서를 방문해 가족을 찾아달라는 이들이 점차 늘었다.
비결은 이 팀장이 개발한 ‘환경조사분석기법’이라는 분석체계였다. 실종장소와 행동 특징 등으로 실종자의 유형을 30가지로 분류해 있을 만한 곳을 찾는 것이다.
이 팀장은 2005년 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로 자리를 옮겼고, 지난해 7월1일에 장기추적전담팀이 생기면서 팀장을 맡았다. 장기실종 아동 찾기에 관심이 많은 팀원 5명이 모이면서 그의 팀은 곧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2385명이던 미발견자(18세 미만 청소년, 지적장애인, 치매환자 대상)가 이달 1040명으로 빠르게 줄었다. 지난해 8월에는 국내 최장기 실종 아동인 황대식 씨를 63년 만에 찾아 가족과 재회시키기도 했다.
이 팀장이 개인적으로 2002년부터 찾아준 장기 실종자는 4700여명에 달한다. 승진이 보장되는 보다 좋은 보직을 마다하고 14년 동안 이 일에만 전념한 결과다.
매일 같이 밤 11시를 넘겨서 귀가했고 사건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 5년 이상 매달리기도 했다. 이 팀장은 “재회 현장을 바라볼 때마다 저절로 흐르는 행복한 눈물 때문에 이 일을 그만둘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도 추석을 전후해 장기 실종자를 찾는 의뢰가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팀장은 “명절이 가까워지면 헤어진 가족을 그리는 마음도 애틋해진다”며 “가슴 아픈 하루하루를 보내는 장기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활발한 시민의 제보를 부탁한다”고 주문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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