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경영인 부문 다산경영상을 받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앞줄 오른쪽 두 번째)과 부인 신윤경 씨(세 번째)가 임직원들에게 축하를 받으며 활짝 웃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창업경영인 부문 다산경영상을 받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앞줄 오른쪽 두 번째)과 부인 신윤경 씨(세 번째)가 임직원들에게 축하를 받으며 활짝 웃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창업경영인 부문에서 다산경영상을 받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길을 함께 걸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각지에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임직원들과 이 상의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서 회장은 “화장으로 몸과 마음가짐이 달라지고, 그 아름다움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혁신적인 제품으로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회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다산 정약용 선생이 현실에 기반해 세상의 변화를 추구했던 것처럼, 현실에 바탕한 혁신을 멈추지 않고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수상 소감 요지.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이했다. 이 상의 영광을 아름다움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길을 함께 걷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각지에서 자신의 소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모든 임직원과 함께 나누고 싶다.

다산경영상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아모레퍼시픽이 걸어온 아름다움을 향한 지난 70년의 여정을 돌아봤다. 1932년 동백기름 속에 고이 담았던 아름다움의 가치는 오늘날 글로벌 혁신상품인 ‘쿠션’이 돼 세계인의 뷰티문화를 바꾸고 있다.

좋은 원료만을 고집했던 어머니의 부엌 한쪽은 아시안 뷰티가 탄생하는 세계의 부엌인 아모레퍼시픽의 사업장이 됐다.

두 평 남짓의 서울 후암동 작은 연구실은 기술연구원 중심의 세계적 연구네트워크로 탈바꿈했다. 개성의 남문거리 끝머리에서 태평양 건너 드넓은 세계를 품었던 꿈이 현실이 된 것이다.

70년의 여정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1980년대 말 화장품시장이 개방되자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증권 보험 패션 야구단까지 화장품과 관련 없는 사업을 전개했다. 돌이켜보면 옳은 판단은 아니었다. 창업 이래 줄곧 대한민국 일등 기업 자리를 유지했다는 안일함에 사로잡혀 세상과 고객의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1990년대 초반 선친인 서성환 선대 회장과 함께 회사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큰 도전에 나섰다. 초심으로 돌아가 아모레퍼시픽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아름다움과 건강에 관한 사업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다. 과감한 선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 결과 1990년대 말 많은 기업이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을 때 아모레퍼시픽은 핵심 역량에 집중할 수 있었다. 견실한 성장과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계기였다.

아름다움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한다. 사람들은 화장을 통해 몸가짐을 바꾼다. 몸가짐이 변하면 마음가짐이 바뀌고, 마음가짐이 변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존재와 위상이 바뀌게 된다. 한 사람 한 사람, 개인이 거듭나면 사회가 바뀌고 세상이 변화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70년간 늘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모방하며 따라가는 회사가 아니라 새로운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생산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가 되기보다는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고, 고객의 신뢰와 지지를 받는 회사가 되길 바란다. 아모레퍼시픽이 세계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기업으로,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 함께한 모든 사람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기업으로 꾸준히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한번 크고 귀한 상을 준 모든 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정리=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