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안드로이드페이보다 낫다.”(포천) “애플페이가 안 되는 곳에서도 된다.”(월스트리트저널)

지난달 28일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전자의 새로운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에 대한 현지 언론들의 평가다. 애플과 구글의 안방인 미국 시장에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에서의 성공은 앞으로 세계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서비스 주도권을 쥘 수 있을지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내 중국 유럽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페이, 애플 압도했다"…미국서 기선제압
○“애플·구글 페이보다 뛰어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형(마그네틱) 신용카드 결제기에서도 작동하는 범용성을 삼성페이의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실리콘밸리의 오랜 숙제(모바일 결제 확대 문제)를 삼성페이가 해결했다”며 “왜 진작 그런 해결책을 생각하지 못했을까”라고 반문했다. 경제지 포천은 ‘삼성페이가 애플페이, 안드로이드페이보다 나은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삼성페이는 지갑을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 인사이더는 “완벽에 가까운 서비스”라고 호평했다. 기즈모도 “모바일 결제는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라며 “삼성페이가 이 시장에서 가장 유망한 서비스를 내놨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의 성공이 중요한 이유는 주요 경쟁사인 애플, 구글과 처음으로 정면 승부를 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세계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누가 주도권을 쥐게 될지 엿볼 수 있다. 애플은 작년 10월 미국에서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올해 7월 영국에서도 서비스에 들어갔다. 구글은 연내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페이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선제적 M&A·인재영입 주효

삼성페이의 최대 장점은 범용성이다. 기존 상점이 대부분 보유한 ‘긁는 방식’의 마그네틱 신용카드 결제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결제되는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기술과 근접무선통신(NFC) 기술을 모두 적용했다. 미국 전체 유통점(1000만여 곳)의 약 85%에 이르는 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 애플페이 안드로이드페이 등 경쟁사 오프라인 모바일 결제는 NFC 방식만을 채택하고 있다. 미국에서 NFC 결제 단말기를 보유한 유통점은 약 100만곳에 불과하다.

"삼성페이, 애플 압도했다"…미국서 기선제압
삼성전자는 선제적인 인재 영입과 인수합병(M&A)을 통해 삼성페이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삼성페이 서비스 개발을 주도한 주인공은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기업간거래(B2B)개발팀장(부사장·사진). 삼성전자는 2011년 당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였던 이 부사장을 영입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된 이후 B2B 보안 핀테크(금융+기술) 등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시장에서 미래 수익원을 창출해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선제적으로 인재 확보에 나선 것이다.

이 부사장은 B2B와 보안 전문가다. 교수 시절 시스코 알카텔루슨트 보잉 등의 자문역을 맡았다. 삼성전자 입사 후엔 보안 플랫폼 녹스와 삼성페이 개발 등을 이끌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페이는 소비자가 직접 이용하는 서비스이지만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은행, 카드회사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점에서 B2B 역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의 전문 분야인 보안과 B2B 역량이 녹아든 서비스라는 설명이다.

적기에 MST 기술을 보유한 미국 루프페이를 인수한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 기술 덕택에 삼성페이의 핵심 경쟁력인 범용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부사장은 최근 삼성전자 블로그에서 “삼성전자는 지난 수년간 서비스·콘텐츠·앱(응용프로그램)·소프트웨어를 집중적으로 개발해왔으며 이런 노력이 삼성페이의 기초가 됐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