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에 들어간 지 1년이 채 안된 최신식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들이 잇따라 적자를 내고 있다. 발전소 공급과잉의 여파로 전력 도매가격을 뜻하는 계통한계가격(SMP)이 급락하면서 전력생산 효율성이 높은 최신식 설비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지분을 매각하려는 경향도 나타난다.

○최신식 발전소도 잇따라 적자

29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월 1, 2호기가 가동에 들어간 동두천LNG복합화력발전소는 가동 이후 70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냈다.

서부발전(지분율 33.6%), 삼성물산(31.2%), 현대산업개발(14.2%) 등이 주주로 참여해 설립한 (주)드림파워가 지은 이 발전소는 전력 생산량 기준 수도권 최대 규모다. 수도권 150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당 1만2332기가와트(GWh)의 전력을 생산한다.
남아도는 전력…신생 LNG발전소도 '적자폭탄'
가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영업손실을 내자 드림파워의 주요 주주들은 벌써 보유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나섰다. 그러나 업황 악화로 원매자가 없어 지분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대 주주인 삼성물산은 보유지분 전체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철회했다. 최대 주주인 서부발전도 보유지분 중 15%에 대한 매각을 추진 중이다. 드림파워는 당초 동두천시에 내기로 약속했던 상생협력지원금 123억원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가동에 들어간 안산LNG복합화력발전소도 6월에 6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월별 기준 적자로 전환했다. 2014년 6월 상업운전을 개시한 포천LNG복합화력발전소는 지난 2분기에 5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발전소 중 일부는 지난 2분기에 전력 성수기를 맞아 이용률이 상승했지만,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SMP 가격 하락으로 인해 생산한 전력을 팔면 팔수록 적자를 내는 구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발전소들은 생산한 전력을 SMP 가격에 따라 전력거래소에 판매해 수익을 올린다.

안산LNG복합화력발전소는 지난 5월 54%에 머물던 이용률이 6월에 65%로 11%포인트 상승했지만 적자를 냈다. 작년 8월 ㎾당 126.8원이었던 월평균 SMP가 지난 8월 87.2원으로 31.23% 감소하는 바람에 판매가격이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경쟁체제 도입해야”

SMP는 연평균 159.59원으로 정점을 찍었던 2012년 이후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LNG발전업계는 최근 2~3년간 발전소 설비투자 지원금인 용량정산요금(CP)을 상향 조정해달라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CP는 2001년 생산전력 1㎾h당 7.46원으로 책정된 이후 변화가 없다.

최근에는 이에 더해 발전소 간 경쟁체제를 도입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원자력, 석탄, LNG 등 발전원별로 적정 생산량을 할당한 뒤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감안해 생산 효율성이 좋은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전력거래소가 우선 매입해달라”는 게 이들의 요구다.

지금은 전력생산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발전단가가 싼 발전소 순으로 전력을 사주는 경제급전원칙이 적용되고 있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2013년 이후 대구 인구 전체(약 250만명)가 10년간 사용할 수 있는 15.9GW 규모의 발전설비 용량이 공급됐지만, 이 기간 최대 전력수요는 8GW에 머물렀을 정도로 전력공급 과잉 상태”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청정 원료로 구분되는 LNG발전소 공급이 지속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