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포럼의 ‘넥슨 러너즈’에서 활동하는 김나현 넥슨 재무관리실 과장이 마라톤에 참가하고 있다. 넥슨 제공
넥슨포럼의 ‘넥슨 러너즈’에서 활동하는 김나현 넥슨 재무관리실 과장이 마라톤에 참가하고 있다. 넥슨 제공
넥슨 사옥 4층과 5층 사이에는 ‘디제잉’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직원 누구나 이곳에 있는 1인용 의자 겸 스피커에 앉아 디제잉 판을 돌려볼 수 있다. 직원 임재준 씨(28)가 만든 ‘모두의 디제잉’이라는 미디어아트 작품이다. 임씨는 넥슨의 사내 문화예술체험 프로그램인 ‘넥슨 포럼’에서 지난해 12월 ‘미디어아트: 프로젝션 매핑’ 과목을 수강해 이 작품을 만들었다.

프로젝션 매핑은 대상물의 표면에 빛으로 이뤄진 영상을 투사해 새로운 물체로 보이게 만드는 고급예술 과정이다. 직원 8명이 참여해 4개월 동안 기술 이론을 익히고 실습을 했다. 임씨는 “프로젝션 매핑 기술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때마침 교육과정이 개설됐다”며 “개발 중인 게임 홍보에 프로젝션 매핑을 활용하는 방안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있다”고 했다.

넥슨이 2012년 도입한 넥슨 포럼은 업계에서도 성공적인 문화예술 교육 사례로 꼽힌다. 아트, 컬처, 휴먼 등 세 가지 범주로 나눠 평균 10주의 장기 프로그램을 연간 단위로 제공한다. 재즈 빅밴드 과정인 ‘더놀자 밴드’,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는 ‘넥슨 러너즈’, 세계 명산을 트레킹하는 ‘킬리만자로 트레킹’, 자전거로 국토를 종단하는 ‘넥슨 자전거 국토종단 원정대’ 등이 대표적이다. 단편영화 제작과 연기, 도예, 유화 수업도 있다.

흔하지 않은 프로그램 덕분에 직원들의 호응이 높다. 김나현 재무관리실 과장(35)은 넥슨 러너즈 과정을 수강해 지난해 3월 ‘2014 서울국제마라톤대회’ 풀코스 완주에 성공했다. 그는 “매일같이 숫자와 싸워야 하는 재무업무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던 차에 2013년 넥슨 러너즈 1기 모집 공지를 보고 지원했다”며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니 일도 잘되고, 재무부서 특성상 다른 부서와 협업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러너즈에서 만난 동료들과 친해지면서 회사생활의 재미도 커졌다”고 좋아했다. 김 과장은 지난해 9월 미국 괌에서 열린 ‘제1회 레오팔레스컵’ 국제 트라이애슬론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다.

직원의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각 프로그램은 내부 공지를 통해 수강자를 모집한다. 넥슨 포럼은 직원교육과 기업문화를 전담하는 부서인 교육문화팀에서 직접 교육 과정을 기획·운영하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친목 위주의 동호회 활동과 달리 자기계발·기분전환은 물론 자기 자신과 동료의 창의성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구해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김보영/유재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