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분양시장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전용면적 59㎡의 인기다.

전용 59㎡ 아파트는 청약에서 1순위 마감을 휩쓸고 있다. 지난 13일 대림산업이 서울 북아현뉴타운 1-3구역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신촌’이 대표적이다. 청약 결과 전용 59㎡는 1순위에서 128.0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7가구에 1919명이 몰렸다.

올해 수도권에서 청약을 받은 아파트 주택형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바뀌면서 전용 60㎡ 미만 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크게 늘었다”며 “전용 59㎡의 경우 워낙 수요가 많아 미분양 걱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2015년 5월 말 기준 수도권 분양 아파트 청약 경쟁률 1~4위를 모두 전용 59㎡가 차지했다.

서울을 벗어난 택지지구에서도 전용 59㎡의 인기는 여전하다. 현대건설이 지난 21~22일 경기 광주시 태전 5·6지구에서 청약을 접수한 ‘힐스테이트 태전’도 전용 59㎡의 경우 987가구 공급에 2340명의 청약자가 몰려 평균 경쟁률 2.37 대 1을 기록했다. 전용 64·72·84㎡의 경쟁률을 뛰어넘었다. 소형인 전용 59㎡C에도 3면 개방 설계(주택의 3개 면에 모두 창문을 배치)를 적용해 발코니 확장을 통한 서비스 면적이 32㎡에 달한 것이 인기 비결로 분석된다.

전용 59㎡에 대한 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건설사들도 모든 가구가 전용 59㎡로 구성된 단지를 짓는 등 소형의 비중을 대폭 늘리고 있다. 대우건설이 경기 시흥시 목감지구에 짓는 ‘목감 레이크 푸르지오’는 629가구 모두가 전용 59㎡로만 이뤄졌다. 29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들어간다.

9월 대방건설이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에서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대방 노블랜드’도 1166가구 모두를 전용 59㎡로 채울 예정이다. 6월 서울 하왕십리 1-5구역에서 GS건설이 분양하는 ‘왕십리 자이’도 일반분양분 287가구 중 절반이 넘는 156가구를 전용 59㎡로 짓는다.

소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는 매매가 상승률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수도권 전용 60㎡ 이하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1062만원으로 2년 전인 2013년 4월(992만원)보다 7.1% 올랐다. 같은 기간 전용 60~85㎡는 1072만원에서 1120만원으로 4.5% 상승했다. 전용 85㎡ 초과 아파트의 3.3㎡당 매매가(1321만원)는 2년 동안 0.5% 오르는 데 그쳤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며 59㎡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분석한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평균 70%를 웃도는 데다 낮은 금리의 대출이 가능해지면서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이 대거 분양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평면 설계 기술의 발달로 서비스 면적이 최대 30㎡가량 늘어났고 수요가 많아 환금성이 높은 것도 전용 59㎡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김능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전세에서 매매로 돌아선 수요자 상당수가 소형 아파트를 구매하면서 거래량이 급증하고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대형에 비해 환금성이 높은 것이 소형 아파트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