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졸업생의 10대 로펌 합격자 수에서 연세대를 멀리 따돌리며 서울대에 이어 2위 자리를 굳혔다. 이화여대 로스쿨은 올해 처음으로 서강대 로스쿨에 앞섰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SKY’ 로스쿨 쏠림현상은 갈수록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로펌행' 고려대, 연세대와 격차 벌려
○“여성 변호사에 대한 편견 옅어져”

한국경제신문이 주요 로펌에 9일 확인한 결과 올해 학교를 졸업한 로스쿨 4기의 신입 변호사 선발이 최근 마무리됐다. 10대 로펌 합격자 116명 중에서 서울대 출신이 45명(38.8%)으로 가장 많았고 고려대 27명(23.3%), 연세대 22명(19%), 성균관대 6명(5.2%), 이화여대 4명(3.4%), 서강대와 한양대 각 3명(2.6%) 순이었다. 서울대는 지난해보다 7명을 더 배출했고 고려대는 3명, 성균관대 이화여대 연세대는 2명씩을 더 배출했다. 영남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등은 합격자를 배출하는데 실패했다.

고려대와 연세대 로스쿨의 10대 로펌 누적 합격자 수는 2012년(1기)에 각 17명·19명, 2013년(2기)에 각 34명·36명으로 초기에는 연세대가 앞섰다. 그러나 2014년(3기)에 누적수에서 고려대가 58명으로 연세대(56명)를 제치고 역전한 데 이어 올해 고려대가 85명으로 연세대(78명)와의 격차를 벌렸다. 김인현 고려대 로스쿨 학생부원장은 “법대가 강한 고려대의 전통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고대·성대 올해도 약진

서강대와 이화여대 로스쿨은 10대 로펌 합격자 수에서 지난해까지 평행선을 달렸으나 올해 처음으로 이화여대가 앞섰다. 두 로스쿨 출신 누적 합격자는 2012년 각 5명, 2013년 각 7명, 2014년 각 9명이었다. 그러나 올해 이화여대 로스쿨이 4명, 서강대가 3명으로 누적 합격자에서 이화여대(13명)가 서강대(12명)에 처음 앞섰다. 오수근 이화여대 로스쿨 원장은 “여성 변호사에 대한 편견이 점차 없어지면서 성별이 아닌 능력으로 변호사를 선발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했다. 성균관대와 한양대 로스쿨의 누적 합격자 격차는 지난해 14명(성균관대 19명, 한양대 5명)에서 올해는 17명(25명, 8명)으로 커졌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이른바 ‘SKY 로스쿨’ 쏠림 현상은 심화됐다. 10대 로펌에 합격한 SKY 로스쿨 졸업자 비중은 2012년 75%, 2013년 76.2%, 2014년 78.1%로 점점 높아져 올해는 80.3%가 됐다. 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변호사시험 성적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학교 간판 외에는 믿을 게 없어서 쏠림이 심해지는 것”이라며 “성적을 공개해 비수도권 로스쿨을 나와도 우수한 학생은 좋은 직장에 취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