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총장 입학식 화두는 '창의 인재'
서울 주요 대학 총장들이 입학식 축사를 통해 지식에만 매몰되지 않는 창의적 인재가 돼 달라고 주문했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2일 열린 입학식에서 “시대가 요구하는 훌륭한 인재란 지성과 공공성으로 무장한 따뜻한 가슴을 겸비한 선한 인재”라며 “우리 사회가 서울대에 요구하는 것은 지식과 스펙만을 갖춘 지식기술자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총장은 이어 “대학에서는 스스로 길을 모색하고 개척해야 한다”며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선한 사람들의 공동체 일원으로서 개인과 사회, 자신감과 겸손함, 권리와 의무를 조화롭게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갑영 연세대 총장은 리처드 바크가 쓴 소설 ‘갈매기의 꿈’을 사례로 들며 “다른 갈매기들이 그물에 걸린 생선 한 조각을 위해 다툴 때 갈매기 조나단은 하늘 높이 날아올라 비행술을 훈련했다”며 “조나단과 같은 창조적인 소수자들만이 사회를 새롭게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또 “진흙 속에서도 진주는 빛을 발하며,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곧 세상을 이끌어 가는 리더”라고 조언했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가수 양희은 씨의 노래 ‘봉우리’의 가사를 읊어주며 대학 입학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염 총장은 “올라올 때는 보이지 않던 길이 봉우리에 올라와 보면 다시 다른 봉우리를 향해 나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명문대학에 들어왔다는 벅찬 감동과 자만심에 도취돼 4년을 허송세월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어 “21세기는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많은 정보를 창의적으로 조합해서 복잡한 문제들을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프로페셔널들만이 대접받는 시대”라고 덧붙였다.

정규상 성균관대 총장은 “전공 분야 외에도 인문학, 사회학, 자연과학, 예술학, 동서고금의 고전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학습에 매진해야 한다”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통섭의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무 한양대 총장은 “한양대는 실용 학풍으로 인재를 육성해 국가 발전의 큰 축을 담당한 국내 최고 수준의 CEO(최고경영자) 사관학교”라며 “전공과 교양 비교과 영역을 아우르는 다이아몬드형 인재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